[예수청년] 편안한 음악으로 지친 영혼들 감싸 ‘안음’

네 번째 정기연주회 개최, 북한 어린이 신발 후원…클래식 앙상블 ‘안음(安音)’

[예수청년] 편안한 음악으로 지친 영혼들 감싸 ‘안음’ 기사의 사진
앙상블 안음이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로로스페이스에서 네 번째 정기연주회를 열고 준비한 곡들을 연주하고 있다. 북한 어린이 겨울신발 후원 음악회로 열린 이번 연주회에 70명 넘는 관객이 찾았다. 송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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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초입에 접어든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앞 한 연습실에 악기를 든 청년들이 하나 둘 모였다. 플룻부터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까지 다양했다. 이들은 클래식 앙상블 ‘안음’ 단원들로 지난 6일 열렸던 ‘북한 어린이 겨울신발 후원 음악회’ 연습을 오던 길이었다.

단원들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안음 모임이 있는 목요일은 되도록 시간을 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안음에서 비올라를 연주하는 김지혜(32)씨는 지방 연주 일정이 있음에도 이른 아침 들러 연습을 하고 갔다. 남은 단원들은 익숙하게 악기를 조율했다.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이내 9.9㎡(3평) 남짓한 공간을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 채웠다.

같이의 가치

안음 단원들이 앙상블을 이룬 지도 벌써 2년이 됐다. 안음은 2016년 9월 리더 김정민(35)씨를 중심으로 창단됐다. 성악을 전공한 정민씨는 독일 유학 시절 그곳 사역자들을 보며 이들을 음악으로 위로하고 힘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사역자들을 위한 앙상블이 안음의 시작이었다. 처음엔 3~4명이었다.

독일에서 함께 유학했던 피아니스트 변혜정(32)씨가 가장 먼저 합류했다. 혜정씨는 “정민 언니는 내가 제대로 하나님을 아는데 도움을 준 사람이다. 언니 얘기면 다 따랐던 것 같다”며 “언니가 앙상블 얘길 했을 때도 믿고 함께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지혜씨와 플루티스트 김수정(29)씨가 한국 어깨동무 사역원 대표 윤은성 목사 소개로 들어왔고, 곧이어 피아니스트 이혜경(31)씨도 단원으로 합류했다. 이후 첼리스트 강지성(29), 피아니스트 이호정(32), 바이올리니스트 강민정(35)씨가 차례로 단원이 됐다.

따로 연주비가 주어지는 것도 아닌데 단원이 두 배로 늘었다. 정민씨는 “영리 단체가 아니다 보니 안음은 단원들의 자비로 운영 된다”며 “그럼에도 누구 하나 그만두지 않고 오히려 단원이 늘어난 걸 보면 감사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각자 믿음과 신앙이 없다면 이렇게 유지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단원들에게 안음은 단순한 앙상블이 아니라 신앙 공동체와 같았다. 민정씨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이 어떤 건지 서로 나눈다”며 “이런 나눔 없이 혼자서 했다면 아마 중간에 그만두거나 했을 텐데 동역자들이 있다 보니 2년 넘게 함께 갈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영혼을 안음

안음이라는 이름은 혜경씨 아이디어였다. 애초 이름은 작은 울림이란 뜻의 ‘소울’이었다. 하루는 연습이 끝나고 함께 모여 좀 더 어울리는 이름이 없을지 찾았다고 한다. 여러 이름들이 나왔지만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건 없었다. 각자 좀 더 생각하기로 하고 자리를 파하려 할 때 혜경씨가 “안음 어때요?”라고 툭 던졌다. 모두가 “이거다”고 했다. 혜경씨는 “저희가 추구하는 마음, 음악을 할 때의 마음, 삶을 대하는 마음을 생각해 보니 안았을 때의 따뜻함이 떠올랐다. 무심코 내뱉었는데 모두가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윤 목사는 안음에 편안 안(安), 소리 음(音) 한자를 붙여 ‘편안한 소리’라는 뜻도 지어줬다.

짧지만 그간 안음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이들은 늘 음악으로 누군가를 감쌌다. 이름 있는 홀에서의 연주, 높은 자리에서의 스포트라이트보다 고아원이나 병원, 소외 계층을 찾아 같은 눈높이로 연주했다. 다음세대 장학기금 마련을 위한 2016년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그랬고, 지난해 어버이날 찾은 강북삼성병원에서의 작은 음악회도 그랬다.

이번 안음의 네 번째 정기연주회를 북한 어린이를 위한 후원 음악회로 연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정민씨는 “올 여름 중국에 역사 여행을 갔다가 조선족 기독교인들이 만든 선교단체를 알게 됐다. 이들은 매년 북한 땅에 신발 보내기 운동을 하는데 안음이 여기 보탬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단원들도 대 찬성이었다. 호정씨는 “세상은 위로만 가라고 한다. 그러나 안음은 더 낮은 곳으로 간다”며 “우리가 음악을 통해 추구해야 할 방향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채워주심

누군가를 안아주려 모였지만 하나님은 그런 안음을 안았다. 혜정씨는 안음에 와서 자신의 영혼이 치유됨을 느꼈다고 했다. 자기만족을 위해 무대에 섰던 수정씨는 사람들을 바라보게 됐다고 한다. 호정씨는 무엇 때문에 음악을 하는지 헷갈릴 때마다 안음을 통해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고, 청일점 지성씨는 낮은 자리에서 연주하는 것의 힘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들은 안음에 올 때마다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은혜를 경험한다고 한다.

안음이 바라는 건 하나다. 세상의 가치가 아닌 하나님의 가치들을 오래오래 지키는 것이다. 정민씨는 “믿는 이에게는 위로와 하나님의 사랑을, 믿지 않는 이에겐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안음이 됐으면 좋겠다”며 “음악을 통해 꾸준히 세상에 선한 영향을 끼치고 싶다”고 말했다. 정민씨는 “그런 면에서 안음이 많이 사용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한편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로로스페이스에서 열린 네 번째 정기연주회에는 추운 날씨에도 70명 가까이 되는 관객이 모였다. 이날 연주회로 안음은 150켤레의 신발을 후원할 수 있게 됐다. 정민씨는 “50켤레만 후원해도 좋겠다 생각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생각 이상으로 채워주셨다”며 “하나님 뜻에 순종하면 하나님께서 일하신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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