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택시기사들이 총파업을 했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에 반대하는 세 번째 파업이었다. 택시로 국회를 포위하는 시위를 하고 거리행진도 벌였다. 같은 날 카풀업계는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카카오는 시범운영 중인 카풀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할인쿠폰을 제공했으며 다른 카풀업체 풀러스와 차량공유업체 쏘카도 무료 또는 할인 이벤트를 실시했다. 20일은 이렇게 기존 산업과 신산업이 한판 대결을 벌인 하루가 됐다. 택시업계는 독점적 영업권을 누려온 시장을 지키려 하고 카풀업계는 그것과 겹치는 새 시장을 만들려 한다. 택시기사는 생존권을 내세워 카풀 도입에 반대하고 카풀업자는 시대의 변화와 경쟁력을 말하며 이 서비스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생계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안타깝지만, 택시를 위해 카풀을 금지하라는 논리는 자동차가 발명됐는데 마부들을 위해 계속 마차를 타야 한다는 주장과 다르지 않다. 이 논리를 따르자면 기사의 존재가 필요 없는 자율주행택시도, 교통체증 없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에어택시도 이미 외국에선 시험운행까지 하고 있지만 국내에 도입하지 말아야 한다. 패러다임이 바뀌는 변화는 물리력을 동원해 잠시 늦출 순 있을지 몰라도 결코 막을 수 없다. 집단행동이 그것을 늦춘다면 우리 사회는 그만큼 변화의 경쟁에서 뒤처지게 된다. 정부가 줄기차게 외치는 규제개혁이 바로 그런 변화를 수용해 낙오하지 않으려는 몸부림이다. 카풀은 허용돼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 진전될수록 기존 산업과 신산업의 이해관계 충돌은 더욱 빈번해질 것이다. 택시와 카풀의 갈등은 그 서막이며 상징적인 선례가 될 상황에 놓였다. 우리가 이 문제를 풀어내는 방식은 향후 유사한 갈등에 대응하는 잣대가 될 수 있다. 재정을 투입해 불만을 잠재우는 식의 땜질처방은 결코 좋은 선례일 수 없다. 기존 산업이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 그 종사자들이 절망하지 않고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길, 신산업이 잡음 없이 연착륙할 수 있는 길을 찾아내 자연스럽게 산업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도록 유도해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더욱 빠르게 변화할 세상에 대처하려면 꼭 필요한 노력이다. 정부와 국회의 갈등 조정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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