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일 자영업을 지원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창업부터 폐업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맞춤형 지원, 상권 보호와 상생 협력 강화, 자영업자 복지 확대 등 다양한 대책들이 망라돼 있다. 과거 단기·일시적 대책에서 벗어나 소상공인 등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자영업 생태계 조성이란 큰 그림을 그렸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전국 30곳의 구도심 상권을 선정해 지역 혁신거점으로 집중 육성키로 했다. 전통시장 주차장 보급률을 100%로 끌어올리고 주요 상권에 공영주차장을 확대한다. 자영업의 자생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만한 대책들이다. 온누리상품권, 지역사랑상품권 등 자영업과 소상공인 전용 상품권에 2022년까지 18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것은 자영업 매출 확대에 긍정적이다. 상가임대차법 적용 기준이 되는 환산보증금을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수익을 나누는 이익공유형 프랜차이즈를 육성하는 내용도 대책에 포함돼 있다. 신용보증의 보증 규모를 확대하고 저신용자 전용자금을 신설키로 한 것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자금난에 숨통을 터 줄 것으로 기대된다.

내수 경기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등의 여파로 자영업종이 워낙 어려운 상황이라 정부의 재정·제도적 지원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연체 중인 자영업자의 채무를 감면·탕감해 주거나 채무 조정 대상을 확대키로 한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수 있는 만큼 적용 대상을 엄격히 제한해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재정 지원이 자영업 성장과 혁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산소호흡기로 연명해 가는 꼴이 되지 않도록 정교하게 관리해야 한다.

우리나라 자영업 위기의 근원은 자영업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은 2017년 25.4%로 미국(6.3%), 일본(10.4%), 유럽연합(15.5%)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런 과포화상태에서는 온갖 대책을 내놓아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자영업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이유다. 교육훈련과 컨설팅을 통해 무리한 자영업 진출을 억제하고, 폐업한 소상공인을 임금근로자로 전환할 수 있도록 재기 교육을 내실화하겠다는 대책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제조업 등 다른 업종에서 일자리를 늘리는 게 가장 좋은 대책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영세 자영업자들의 지급 여력을 고려해 최저임금 인상 속도는 반드시 조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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