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염성덕] 중국의 안티 크리스마스 기사의 사진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누가복음 2장 14절)

아기 예수의 탄생 의미를 압축적으로 서술한 성경 구절이다. 복된 성탄절을 앞두고 세계 곳곳에서 ‘메리 크리스마스’를 합창하고 있다. 거리에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고, 인터넷에는 산타클로스들의 선행이 넘쳐난다. 내전의 상흔이 짙은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는 산타클로스 장난감이 팔리고, 무슬림 국가인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남자들이 어린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산타클로스 퍼레이드 ‘캐러발레이드’가 열렸고, 멕시코 몬테레이에서는 연례 레이스에 산타가 참가했다. 멕시코 일본 프랑스의 아쿠아리움에서는 ‘수족관 산타’가 어린이들을 맞고 있다.

북한 개성에 있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에서도 성탄 트리와 형형색색의 조명이 빛을 발한다. 공동연락사무소는 남측 인원의 사무공간에는 트리를, 연락사무소 1층 로비에는 실내조명을 설치할 계획이다. 북한 주민들은 트리를 ‘올카’, 실내조명을 ‘불장식’으로 부른다고 한다. 공동연락사무소 안에 한정된 것이긴 하지만 올카와 불장식을 통해 진정한 성탄절 의미가 북녘에 전해지기를 기대한다.

올해 중국은 종교 자유와는 정반대 길을 걸었다. 중국 관리들은 지난 9월 베이징 최대 지하교회인 시온교회 본당을 폐쇄하고 집기를 몰수했다. 교회 수천 곳의 십자가를 철거하고 탄압에 항의하는 성도들을 체포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교회에 국기, 시진핑 국가주석 초상화, 사회주의 선전물을 걸라고 지시하고 거절하면 교회를 폐쇄했다.

급기야 중국 허베이성 랑팡시는 크리스마스 행사와 선물 판매를 금지시켰다. 랑팡시는 “크리스마스트리나 화환, 산타클로스 인형 등을 판매하다 걸리면 처벌받을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다른 지역 교육 당국은 “학생들이 크리스마스 행사에 참여하지 말고 선물도 주고받지 못하도록 계도하라”는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아니라 ‘쓸쓸한 밤, 무서운 밤’이다. 어둠에 갇힌 중국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중국의 안티 크리스마스가 시 주석의 장기 집권, 우상화 작업과 관계없는 일은 아닐 것이다. 종교 탄압을 일삼는 중국에 G2 위상과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염성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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