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이다. 그러나 이번 성탄절은 여느 해보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눈도 내리지 않고 미세먼지를 걱정해야 하는 날씨인데다 거리에는 캐럴마저 별로 들리지 않는다. 예수 탄생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크리스마스가 가족과 연인끼리 선물을 주고받거나 여행을 가는 날에 불과한 경우도 많다. 하지만 성탄절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는 것은 꼭 이런 외형적인 모습 때문만은 아니다.

경제는 좀처럼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내년 전망은 더 암울하다. 빈익빈부익부, 가계부채, 청년실업, 자영업자 위기, 투자와 소비 위축 등으로 우울한 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권력이나 부를 가진 자들이 직장이나 공공장소에서 없는 자들을 업신여기는 갑질문화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정치인과 공직자들의 권력남용과 비리 의혹은 우리를 실망시킨다. 한반도 평화를 담보할 북한 비핵화 문제도 장기화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기성세대의 잘못으로 꽃다운 나이의 젊은이들이 공장에서, 펜션에서 목숨을 잃었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은 많지만 이들을 돌보는 손길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각종 통계 수치가 이를 말해준다. 사랑의열매 연탄은행 구세군 등의 모금액은 지난해보다 20∼30%씩 줄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교회는 성탄을 축하하고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가졌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총연합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은 성탄절 메시지를 통해 가난하고 억눌린 자들을 위해 겸손과 섬김의 자세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소망했다. 하지만 올 한 해 한국 교회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냉랭했다. 아직 예수를 알지 못하거나 교회에 나오지 않는 이웃도 여전히 많다. 이는 한국 교회가 쉬지 않고 어려운 이웃과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함을 시사한다.

성탄절을 맞아 우리를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한다. 베들레헴의 말구유에서 태어난 예수는 가장 낮고 천한 곳에서 가난하고 병들고 멸시받는 사람들과 함께했다. 혼자만, 내 가족만 행복한 성탄절이 아니라 소외된 이웃들과 사랑을 나누는 날이어야 한다. 비핵화가 진전돼 내년 성탄절에는 진정으로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가 임하기를 소망한다. 집권 3년차를 맞는 문재인정부도 나라와 국민을 위해 다시 마음을 다잡고 조직을 쇄신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사안마다 갈등하고 대립하는 우리 사회가 사랑과 용서, 화합을 생각하는 성탄절이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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