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중립성 훼손 세계 증시 폭락 초래… 자의적 결정 막을 ‘안전핀’도 사라져 동맹도 희생양 안 된다는 보장없어

2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와 25일 일본 도쿄 증시의 폭락은 어떻게 보면 정점을 지난 세계 경기에 대한 시장의 반응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두리뭉실하게는 미국 정치의 불확실성, 꼭 집어 얘기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발(發) 리스크(위험)가 주된 원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미국 경제의 유일한 문제는 연방준비제도(Fed)”라며 자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공격했다. 그는 또 “민주당이 (국경장벽 건설) 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는데, 미쳤다”며 사흘째로 접어든 연방정부 셧다운이 장기화될 수 있음을 시사해 불안을 증폭시켰다. 미국 경제 시스템의 근간인 통화정책 독립성을 거리낌 없이 훼손하는 미국 대통령에 대한 회의와 불신이 시장의 불안과 공포로 나타나고 있다.

경제뿐이 아니다. 외교안보 사안에서도 트럼프 불확실성이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최근 사례는 미군 수뇌부와 충분한 협의도 없이 결정한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수다. 시리아 철군에 끝까지 반대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사임의 후폭풍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매티스 장관은 즉흥적이고 좌충우돌인 트럼프를 제어하는 소위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s)’의 마지막 인물이었다. 대선 등 정치적 이해관계에 치우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전통적 동맹관계에 대한 고려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

이처럼 트럼프를 제어할 안전핀이 사라진 것은 한국 안보와 경제에도 심대한 위협이다.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를 쓴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1월 주한미군 가족에게 한국을 즉각 떠날 것을 지시하려 했다. 이는 대북 공격의 준비 신호로 간주될 수 있다며 만류한 게 매티스 장관과 참모진이었다.

내년부터 적용될 한·미 방위비 분담금 결정이 10차례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결렬된 것은 불길한 징조다. 트럼프는 이날도 “전 세계 많은 부유한 국가의 군대에 실질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이들 국가는 무역에서 미국과 미국의 납세자를 완전히 이용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차량에 대한 25% 관세 부과 결정도 남아 있다. 이게 현실화되면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국내 자동차산업은 생존을 걱정해야 할 위기 상황에 몰릴 수 있다. 트럼프의 즉흥적이고 자의적 결정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한층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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