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문명재] 집권 3년차 성공적 국정운영과 정부혁신 기사의 사진
기해년이 코앞에 다가왔다. 촛불혁명의 뜨거운 환호 속에서 출범한 문재인정부는 인수위원회를 꾸리지도 못한 채 쉴 새 없이 달렸다. 문재인정부에 기해년은 집권 원년에 버금가는 정치적 의미가 있다. 집권 3년차는 단순한 반환점이 아니다. 출발선에서 박수를 보냈던 국민들이 매의 눈으로 중간 성적표를 확인하는 시점이다. 지난 2년간의 성과에 대한 국민 평가는 엇갈린다. 고공행진을 하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조정기를 지나 지난주엔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이른바 ‘데드크로스’에 직면했다.

집권 3년차부터 문재인정부는 씨 뿌리는 일에서 추수하는 일로 저울추를 옮겨야 한다. 추수의 기쁨은 수고와 고통을 요구한다. ‘국민이 주인인 정부’ 등 5개 부문에 걸쳐 제시된 100대 국정과제를 꼼꼼하게 챙겨야 수확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문재인정부의 국정방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기회의 평등, 공정한 과정 그리고 정의로운 결과를 통해 국민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다. 최근 포용국가를 내세우며 사회적 약자와 인권 그리고 환경문제 등 그늘진 곳에 빛과 온기를 더하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예산을 대폭 확대·편성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기쁨의 풍년가에 앞서 땀내 나지만 추임새가 있는 노동요를 부르는 게 먼저다. 경작하고 추수할 일꾼을 다독이고 장비를 챙겨야 한다. 정부가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정책을 제대로 집행하는지 살피고 정책성과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정부혁신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부혁신을 통해 정부의 질을 높일 때 경작과 추수의 수고가 국민 삶의 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는 올해 3월 정부혁신 종합추진계획과 함께 추진체계를 구성했다. 국민이 주인인 정부 실현, 참여와 신뢰를 통한 공공성 회복을 목표로 내세우고 ‘사회적 가치 구현’을 포함한 3대 전략과 재정혁신을 비롯한 7대 핵심과제를 제시했다. 국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정부혁신국민포럼’과 민관협의체인 ‘정부혁신추진협의회’를 양축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내부 행정개혁보다는 국민행복증진, 정부신뢰 회복을 위한 재난과 안전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국민 체감형 정부혁신 사례에 집중한 점도 주목할 일이다.

문재인정부의 정부혁신은 참여정부와 궤를 같이하지만 추진체계와 추진방법은 사뭇 다르다.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정권 초기부터 정부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했던 참여정부와 달리 문재인정부의 정부혁신은 핵심 국정과제를 지원하는 수단적 성격이 짙다. 이는 역대 정부가 경험한 혁신 피로감을 최소화하고 국민 체감형 정책을 효과적으로 집행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음을 의미한다. 문재인정부의 정부혁신은 국정 전면에 배치된 전륜구동식이 아니라 뒤에서 정부정책을 지원하는 후륜구동식이다. 전륜구동식의 장점이 경제성과 실내공간 확보에 있다면 후륜구동성의 장점은 안정성과 승차감이다. 전륜구동식 정부혁신은 집권 초반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고 강력하게 추진되지만 혁신피로감이라는 장애물에 부딪히기 십상이다. 반대로 후륜구동식 정부혁신은 안정감과 수용성이 높지만 초기 추동력이 약하다. 문재인정부가 주창해온 ‘사회적 가치’에 대한 공직사회의 반응이 여전히 약하고 느린 이유일지도 모른다.

반환점을 앞두고 국정과제의 성과와 함께 정부혁신의 방향을 재점검하고 박차를 가해야 한다. 정부혁신 가치를 공직사회에 착근시키고 관료사회를 쇄신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 과도한 혁신을 억지로 주입하는 하향식 정부혁신 추진방식을 지양하고 공직사회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자생적 혁신역량을 키워나가되 정부혁신의 방향과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다. 최근 주행 상황에 맞게 성능을 최적화시킨 사륜구동식 차량이 인기다. 문재인정부도 후륜구동식 정부혁신 추진방식의 장점을 살리되 추동력을 보강해 정부혁신에 힘을 실어야 한다. 꽃다운 청년의 목숨을 앗아간 강릉 펜션 참사와 위험의 외주화로 인한 태안발전소 비극의 절박함이 정부혁신의 박차(拍車)가 되길 바란다.

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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