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신종수] 윤창호법 기사의 사진
국내에서 사람 이름을 붙인 법은 그리 많지 않다. 법안을 발의한 사람이나 피해자 또는 가해자 등의 이름을 붙여 부르기 쉽고 알기 쉽게 하려는 취지다.김영란법이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2012년 당시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발의한 김영란법의 정식 명칭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다. 2004년 당시 오세훈 의원이 제안한 ‘정치자금법 개정안’도 정치권에서 오세훈법으로 불리는 유명한 법이다. 성범죄자가 음주 등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되는 것을 금지하기 위해 제정된 조두순법(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도 비교적 알려진 편이다. 이 법은 8살 나영이(가명) 성폭행 사건을 계기로 한때 나영이법으로 불렸지만 피해자 측의 고통을 감안해 가해자 이름으로 바꿨다. 이밖에 전두환법(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특례법 개정안), 최진실법(친권자동부활 금지제), 신해철법(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 개정안) 등이 있다.

지난 18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윤창호법은 지난 9월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왔다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진 윤창호 상병의 이름을 붙인 법이다. 음주운전자 처벌을 강화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이다. 사망사고를 낸 음주운전자 처벌을 현행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최고 무기징역 또는 최저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상향 조정했다. 사람을 다치게 하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윤창호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윤창호법 시행 이후 첫 1주일(18~24일) 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적발은 2800여건, 사고 245건, 사망자 2명, 부상자 369명으로 집계됐다. 일반 시민은 물론 유명인이나 공인들도 음주운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 손승원씨가 최근 무면허 상태로 음주운전을 하다 승용차를 들이받고 달아나다 붙잡혔다.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준인 0.206%였던 손씨는 지난 9월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운전면허가 취소되는 등 여러 차례 음주운전을 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쯤되면 음주운전은 버릇이다. “음주운전은 살인”이라고 역설하며 윤창호법 발의에 참여한 이용주 민주평화당 의원이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것은 가장 역설적인 사례다.

신종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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