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병사들의 병영생활이 확 달라진다. 일과 후 외출과 휴대전화 사용이 허용되고, 위수지역 개념도 폐지된다. 국방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병영문화 혁신 방향을 발표했다. 사회와 단절된 채 사실상 내무반에 갇혀 지내던 병사들에게 제한적이나마 외부와의 소통을 통해 단조로운 병영생활에서 탈피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시대 흐름을 반영한 조치이기도 하다.

위수지역 폐지는 군 적폐청산위원회 권고사항이었다. 병사 외출·외박 시 이동구역을 제한하는 위수지역 제도는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며 폐지를 권고한 위원회 의견을 군이 수용한 것이다. 대신 시간 개념이 도입됐다. 인권적 측면에서 보면 수긍이 가지만 안보적 측면에선 불안한 게 사실이다. 위수지역은 비상사태를 염두에 둔 개념이다. 비상시 병사들이 부대로 신속하게 복귀하려면 일정 거리 안에 있어야 하는 게 상식이다. 군은 2시간 내에 부대에 복귀할 경우 군사 대비태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하나 증명된 바 없다는 게 문제다. 위수지역 폐지에 따른 지역경제 위축을 우려하는 현지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하는 것 또한 풀어야 할 과제다.

병사들의 외출은 오후 5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4시간 허용된다. 단결 활동, 면회, 자기개발 및 병원 진료 등 개인 용무 목적의 외출이 가능하다. 다만 개인 용무 외출을 월 2회 이내로 제한하고, 휴가자를 포함해 부대 병력의 35% 범위 내에서 외출을 허용한 것은 군사대비 태세 측면을 고려한 최대치로 해석된다. 내년 상반기 중 결정될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은 평일 오후 6~10시, 휴일 오전 7~10시까지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일과 후 외출·외박, 휴대전화 사용은 양날의 칼이다. 병영생활의 활력소가 될 수도 있지만 병사들의 기강 해이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는 점에서 그렇다. 보안 누출도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보안과 군기는 군의 생명이다. 안보 분야에서만큼은 단 한 치의 시행착오도 용납되지 않는다. 군의 치밀한 대비가 필요하다. 순기능은 최대한 살리고 역기능은 최소화해 이번 조치가 대한의 아들들이 군대 생활을 ‘무의미’가 아닌 ‘유의미’로 여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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