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섬情談-황교익] 국민의 열화 같은 성원을 무시하지 마십시오 기사의 사진
황교익 맛칼럼니스트님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새해 인사를 드리지만 편치 않은 마음으로 이 편지를 씁니다. 귀하께서 떡볶이 세계화 정책을 사기라고 하셨더군요. 저의 성공적인 정책 사업을 비난하였습니다.

먼저, 귀하께서는 떡볶이 세계화 정책이 국민의 열화 같은 성원으로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있습니다. 정책이란 국민의 뜻을 받들어 정부가 하는 것이지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제 필생의 과업인 대운하사업도 그렇지 않습니까. 저는 하고 싶었지만 국민이 반대하여 이를 내려놓고 4대강사업을 하지 않았습니까. 저는 철저히 국민의 뜻에 따라 국정을 운영하였습니다.

정부가 나서서 떡볶이를 세계화하자고 한 것은 우리 국민 모두의 추억이 담겨 있는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국민은 다들 힘들게 살았습니다. 저도 힘들게 고학을 하였던 것은 잘 아실 것입니다. 서민들은 길거리에서 눈물의 떡볶이로 끼니를 때운 적이 많았습니다. 학교 앞 분식집 떡볶이 추억도 누구든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인이면 모두 좋아하는 음식이 떡볶이입니다. 그래서 제가 정치를 하며 시장에서 가장 많이 먹었던 음식이 떡볶이입니다.

정부는 국민의 자부심을 높여줄 의무가 있습니다. 떡볶이를 세계화한다는 것은 곧 우리 서민의 삶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하는 일입니다. 제가 임기 내에 떡볶이를 포함해 한국 음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하였는데, 이는 떡볶이로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따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떡볶이와 함께 세계 만방에 알릴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자는 것이 떡볶이 세계화 정책의 한 목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 생각은 국민의 생각이었습니다. 2009년 3월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떡볶이 페스티벌을 열었습니다. 떡볶이 세계화를 선언하는 행사였습니다. 이 행사에 온 국민이 환호하였습니다. 행사장은 인산인해였습니다. 언론도 이 성공적 행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하였습니다. 떡볶이 세계화 정책은 이처럼 국민의 열화 같은 성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귀하께서는 국민의 뜻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고 계십니다.

떡볶이 세계화 정책에는 또 다른 목표가 있었습니다. 쌀 가공식품을 활성화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국내산 쌀이 남아도는데 의무수입 해야 하는 외국산 쌀도 정부 창고에 쌓였습니다. 김대중과 노무현정부에서는 이 쌀을 북한에 퍼주었습니다.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핵무장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단호하게 대북 쌀 지원을 중단하였습니다. 그 쌀로 떡볶이를 만들어 먹자는 것이 이 정책의 목표였습니다. 떡볶이 가격을 맞추다보니 떡볶이의 원료가 대부분 외국산 쌀입니다. 그것도 나라미입니다. 국민 세금으로 구매한 쌀이니 우리 쌀입니다.

떡볶이 세계화로 얻을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정책 효과가 있었습니다. 외환위기 여파로 직장을 잃은 국민들이 창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떡볶이 세계화 흐름에 따라 떡볶이 프랜차이즈 사업자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떡볶이 가게는 적은 자본으로 조리 기술 없이도 창업을 할 수 있습니다. 떡볶이 세계화 선언 1년 만에 떡볶이 프랜차이즈 가맹 점포수가 두 배 증가하였습니다. 서민경제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에 대한 정치적 모략과 복수에도 국민의 떡볶이 세계화 열망은 여전합니다. 온 국민이 떡볶이를 맛있게 먹고 있으며 떡볶이산업은 번창하고 있습니다. 떡볶이 세계화 정책을 사기라고 하는 귀하의 말에 동의하는 국민은 없습니다. 국민 스스로가 사기를 당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떡볶이 세계화 정책이 사기라고 저를 비난하는 것은 국민을 비난하는 일임을 인식하시기 바랍니다.

서울동부구치소에서 17대 대한민국 대통령 이명박

PS. 혹시 정치를 하시게 되면 이 말을 가슴에 새기시기 바랍니다. “대중이 권력을 행사하는 소수의 사람에게 지배받으면서도 자신의 자유 의지에 따라 행동한다고 믿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괴벨스가 좋아했던 에드워드 버네이스의 명언입니다. 행운을 빕니다.

황교익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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