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조는 팽이처럼 기사의 사진
어린 시절 해마다 겨울이 돌아오면 동네 저수지는 운동장이 되곤 했습니다. 얼음이 두껍게 얼기를 기다려 아이며 어른들이 겨울을 즐겼습니다. 스케이트는 부러움의 대상이었고 대개는 스스로 만든 썰매를 탔습니다. 끝부분에 못을 거꾸로 박은 장대를 가랑이 사이에 넣고 신나게 달리던 외발 썰매는 지금도 마음속을 달리고 있고요.

얼음판에서 즐겼던 놀이 중 팽이 돌리기도 있습니다. 지금이야 팽이를 문구점에서 팔지만, 당시엔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나무를 고르고 밑동을 깎아 만든 팽이를 지치는 줄도 모르고 돌리다 보면 하루해가 짧곤 했습니다.

‘팽이가 존다’는 말이 있습니다. 무게중심을 잘 잡은 팽이가 흔들림 없이 안정감 있게 돌아가면 문득 고요해져서 마치 그 자리에 가만 멈춰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바로 그 순간을 ‘존다’고 했습니다.

새해를 맞았습니다. 많은 일이 다가오겠지만 우리의 마음은 조는 팽이였으면 좋겠습니다. 팽이처럼 우리 존재 한 복판에 중심축을 제대로 갖추고 말이지요. 중심축이 바르고 든든하다면 어떤 일이 다가와도 우리는 고요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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