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길’ 말했지만 대화에 더 무게 둔 신년사…
평화 여정의 새로운 계기 되도록 정부도 중재외교 시동 걸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신년사에 미국을 향한 두 가지 메시지를 함께 담았다. 완전한 비핵화가 자신의 확고한 의지라고 말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마주앉을 준비가 돼 있으며, 하루빨리 새로운 북·미관계를 향해 나아갈 용의가 있다고 했다. 동시에 미국이 비핵화 상응조치를 취하지 않고 제재와 압박만 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6월 정상회담 이후 거듭돼온 북·미 협상 교착상태가 그의 연설문에 녹아 있었다. 그동안 대리인을 통해 말했던 ‘상응조치’를 직접 언급해 공식화했다. 잘 풀리지 않으면 대안을 찾겠다면서 압박성 발언도 내놓았다. 하지만 상반된 메시지의 경중을 따진다면 무게는 여전히 대화에 실려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를 거듭 밝혔고 미국을 압박하는 대목에서도 대결적 언어 대신 ‘새로운 길’이란 모호한 말을 택했다. 이는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기회가 열려 있으며 1~2월이 중대한 고비가 될 것임을 말해주고 있다. 신년사에 대한 미국의 반응과 이후 움직임이 방향을 보여줄 것이다.

다시 북핵 외교의 계절이 왔다. 평화 여정의 새로운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트럼프 정부가 긍정적으로 화답하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 한국 정부는 다시 중재 외교의 시동을 걸어야 할 때가 됐다. 지난해 중간선거 이후 미국은 여러 가지 굵직한 이슈가 중첩돼 있다. 중국과의 무역 분쟁이 계속되고,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는 장기화 조짐을 보이며, 시리아 철군 등 고립주의 정책이 세계 각지에서 마찰을 빚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의제 우선순위에서 북한은 차츰 뒤로 밀리는 징후가 감지된다. 북핵 이슈가 주로 정상 간 담판을 통해 여기까지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반가운 상황일 수 없다. 북·미 대화 테이블이 조속히 마련될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남북 관계의 어떤 진전도 비핵화 문제가 풀리지 않고는 진정한 의미의 진전일 수 없다. 정상 통화든, 특사 파견이든 가능한 수단을 최대한 활용해 실마리를 찾아야 할 것이다.

북한은 향후 대미 접촉 과정에서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반년간 교착국면이 이어지며 양국 사이에 불신과 잡음이 새롭게 쌓여 있다. 큰 방향에 합의하고도 그 길로 가지 못하는 상황은 한 쪽만의 책임일 수 없다.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 불협화음의 해소책은 양보와 타협뿐이다. 불가역적인 비핵화 실행계획을 작성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신년사에 언급한 ‘북·미 모두 유익한 종착점’에 다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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