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코딩 교육, 中 70시간 가르칠 때 우린 17시간 기사의 사진
LG CNS의 찾아가는 코딩 교육 프로그램 ‘코딩 지니어스’가 서울 동명여중에서 진행되고 있다. 왼쪽은 EBS 온라인 소프트웨어 교육 플랫폼 ‘이솦’의 주요 강좌들. LG CNS 제공·이솦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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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주요 국가들은 소프트웨어(SW) 교육을 경쟁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는 인공지능(AI)이 따라오지 못할 인간 고유의 특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교육이 시행돼야 한다는 취지다.

SW 교육은 C언어, 자바, 파이선 등 컴퓨터용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코딩 교육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4일 “SW 교육의 목적은 컴퓨터를 작동하는 코딩을 가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컴퓨터가 사고하는 방식을 이해해 주어진 문제를 창의적이고 논리적으로 해결하는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은 올해부터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17시간의 SW 교육 의무화가 시행된다. 지난해에는 중학교에서 SW 의무교육이 시작됐다. 중학생들은 총 34시간의 SW 교육을 받는다.

그러나 우리의 SW 교육 시간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장 중국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연간 70시간 이상 SW 교육을 받는다. 일본은 중학교에서 55시간, 고등학교에서는 70시간 컴퓨터 교육을 한다. 이스라엘은 2000년부터 컴퓨터과학을 고등학교 정규 필수과목으로 채택했고 고등학교 이과생은 3년간 270시간 컴퓨터과학을 공부해야 한다. 심화과정을 선택할 경우 최소 450시간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영국은 컴퓨터 과목을 초·중·고교 필수과목으로 채택했으며, 5세부터 16세까지 주당 50분 이상 교육한다. 핀란드는 7세에서 16세까지 프로그래밍 교육을 의무화했다.

한국은 SW 교육 여건이 열악하다. 우선 SW 교육을 전담할 교사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일선 학교에서는 SW 수업을 당장 시작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중학교 가운데 SW 수업을 한 학교는 40%(서울 46%) 수준으로 집계됐다. 2020년은 돼야 전국 중학교에 SW 교육 필수화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초등학교 교육에서는 사정이 더 나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교육기업 시공미디어가 지난해 연말 초등교사 30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발표한 ‘2019 코딩 정규교과 편성 인식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0.1%가 ‘코딩 정규교과 도입을 위한 교사 연수가 미비하다’고 답했다. IT업체 관계자는 “현행 한국의 SW 수업 시간으로는 프로그래밍의 개념도 잡기 힘들다”면서 “교육 시간을 늘리고 교사들에 대한 연수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교에서 충분한 SW 교육을 받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는 있지만, SW 교육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시도가 사회 전반적으로 활발한 것은 그나마 다행으로 평가된다. 한국교육방송공사(EBS)는 지난해 10월 온라인 SW 교육 플랫폼 ‘이솦’을 시범적으로 열었다. 미취학 아동부터 노인까지 전 연령층이 서비스 대상이다. 실습용 창을 제공해 이용자가 직접 플랫폼상에서 블록형 언어와 텍스트형 언어를 실습할 수 있다. 앞으로 기초 과정뿐만 아니라 전문가 과정까지 개발하고 서비스할 예정이다.

민간기업도 본격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가 SW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취지에서 설립한 ‘SW 아카데미’는 지난달 10일 교육을 시작했다. 서울을 비롯한 전국 4개 지역에서 5년간 총 1만명에게 무상 교육을 실시하고 1인당 월 100만원의 교육 지원비도 제공한다. 아카데미는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 언어 등 SW 기초학습을 위한 코딩 교육을 하는 1학기와 실전형 SW 개발자 양성을 위해 이론 강의 없이 100% 프로젝트 기반으로 진행되는 2학기로 구성됐다.

LG CNS는 기존 2700명이었던 중학생 코딩 교육 ‘코딩 지니어스’의 수강생을 지난해 3000명으로 늘렸다.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LG CNS 임직원 100명과 대학생 자원봉사자 50명이 노트북 80대와 로봇 장비 25대를 가지고 학교에 직접 찾아가 무상으로 중학생들에게 코딩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와 한양대 교육공학과 전공 교수의 사전 감수도 받는다. 지난해 서울 지역 중학교를 상대로 한 코딩 지니어스 모집에는 선발 규모인 20개 학교의 4배가 넘는 약 90개 중학교가 신청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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