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용진] 고교학점제에 대한 기대 기사의 사진
요즘 각 고등학교에서 교육과정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들은 머리가 아프다. 2018학년도 입학생부터 적용되는 학생 선택 중심인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적용하는 것과 관련된 준비 때문이다. 서울대학교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위해 발간한 고교생활 가이드북에서 밝혔듯이 학생이 고등학교에서 교육과정을 통해 익히는 역량은 대학의 전공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이수하는 초석이 된다.

과거의 문이과 과정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할 경우 편할 수 있겠지만, 학생들은 다양한 전공에 필요한 준비를 충분히 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공대에서는 미적분, 기하, 물리학Ⅱ를 배우는 것이 필요하지만, 같은 이과라도 간호학과는 수학이나 물리학보다는 화학, 생물학, 윤리, 심리학 등의 과목이 더 필요할 수 있다. 반면 경제나 경영학과는 미적분을 보다 깊이 있게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는 국정과제로 고교학점제를 추진하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이수하고,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할 경우 졸업을 인정받는 교육과정 이수·운영제도’이다. 결국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학생 중심으로 바꾸어야 하며, 학생이 선택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도록 하여 학습 동기를 부여하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진로 준비도가 향상될 수 있다. 지금 일반계 고등학교는 전국 상위 1% 학생부터 학업에 대해 전혀 흥미가 없는 학생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런데 모두 동일한 과목을 배우고 있다. 학점제를 실시한다면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는 특목고 학생이 배우는 전문 교과Ⅰ을, 학업에 흥미가 부족한 학생들에게는 좀 더 쉬운 과목이나 대체 과목을 제공할 수 있다.

지금도 여러 학교에서는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학생들에게 과목 선택권이 주어지는 정도도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힘들다고, 불편하다고 과거로 회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이니, 인구 절벽이니 하면서 걱정만 하지 말고, 우리 아이들이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 지금의 학교가 해야 할 일이다.

김용진 동국대 부속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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