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선거일에도 출근”… 민간기업 5곳 중 1곳, 공휴일에 못 쉰다 기사의 사진
민간기업 5곳 중 1곳은 공휴일인 3·1절이나 개천절 등을 ‘일하는 날’로 취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 연휴처럼 으레 쉬는 날과 달리 선거일처럼 상시 공휴일이 아닌 경우일수록 직원을 출근시키는 기업이 많았다. 더욱이 출근을 해도 제대로 대가를 못 받았다. 공휴일에 일하는데도 초과근로수당을 주는 곳은 절반에 불과했다. 일부는 공휴일에 쉬는데도 연차를 차감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민간기업도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규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이 통과됐지만 일선 현장의 변화는 미미했다. 다만 개정법이 발효되는 2020년부터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주52시간 근로제 시행에 이어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보장받으면 근로시간 단축 효과는 배가될 수 있다. 대신 기업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의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일보가 6일 입수한 한국노동연구원의 ‘민간기업 공휴일 적용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보고서를 보면 공휴일 성격에 따라 휴일로 인정해주는 기업의 비율이 달랐다. 노동연구원은 근로자 5인 이상 민간기업 2436곳을 대상으로 설 연휴 등의 법정 공휴일 15일과 정부가 정하는 임시 공휴일, 선거일, 대체 공휴일 등을 어떻게 취급하는지 조사했다.

우선 공휴일별로 16.5~26.4%의 편차를 보였다. 대부분 공휴일은 20% 안팎이었지만 설과 추석 연휴엔 더 많은 기업이 쉬었다. 각각 16.6%, 16.5%의 기업만 해당 기간을 휴일로 취급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반면 비정기적인 공휴일에는 쉬지 않는 기업이 더 많았다. 선거일의 경우 25.9%는 출근하는 날이라고 답했다.

공휴일에 출근했을 때 초과근로수당을 주는 기업은 50.9%에 불과했다. 나머지(49.1%)는 월급에 포함돼 있다며 별도 수당을 주지 않았다. 공휴일에 출근을 했으니 다음 날 쉰다든지 하는 대체 휴무를 부여하는 기업은 손에 꼽는 수준이었다. 조사대상 기업 가운데 대체 휴무를 인정하는 기업은 12.5%에 그쳤다. 여기에다 공휴일에 쉬도록 하면서 연차휴가에서 빼는 기업도 8.0%나 됐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출근하도록 하는 이유는 뭘까. 기업들은 ‘업무의 연속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조사대상 기업에 1, 2순위 이유를 설명하라고 했더니 ‘업무의 연속성’이 49.2%나 됐다.

민간기업이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보지 않아도 처벌할 수는 없다. 법으로 명확하게 정해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사가 합의해서 약정휴일로 정해도 그만, 정하지 않아도 그만이다.

그러나 내년 1월 1일부터 종사자 300인 이상 기업은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처리해야 한다. 2021년에는 30~299인, 2022년에는 5~29인 기업으로까지 순차적으로 적용 대상이 늘어난다.

노동연구원은 공휴일의 유급휴일 처리가 근로자의 휴식 보장과 함께 신규 일자리 창출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기업 부담이 커지는 만큼 지원책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따라붙는다.

공휴일을 유급휴일로 처리하면 근로자가 이날 쉬더라도 급여를 줘야 한다. 그동안 공휴일을 약정휴일로 처리하지 않았던 기업의 경우 인건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노동연구원은 “신규 제도를 만들기보다는 정책자금 융자나 시간선택제 일자리 지원 등 기존 제도를 활용해 보완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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