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라동철] 공시가격 논란 기사의 사진
토지 주택 건물 등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에게는 매년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된다. 둘을 통칭해 부동산 보유세라고 한다. 보유세 세액은 공시가격, 공정시장가액 비율, 세율 등에 따라 결정된다.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부동산 가격(시세)의 일정 비율을 적용한 공시가격이다. 국토교통부는 전국 단독주택 418만 가구의 공시가격을 결정하는 준거가 될 표준 단독주택 22만 가구의 공시가격을 오는 25일 발표한다. 1298만 가구에 달하는 아파트 공시가격은 4월 30일 발표될 예정이다.

올해 보유세 결정에는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에 따른 종부세 세율 인상, 공시가격 시세반영률·공정시장가액 비율 상승, 세 부담 상한선 상향 조정 등이 반영된다. 특히 아파트에 비해 저평가된 단독(다가구)주택의 시세반영률이 현실화된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80%에서 85%로 올리는 등 2022년까지 매년 5% 포인트씩 올려 100%로 조정된다. 상승 요인들이 겹쳐 지난해 집값이 급등한 주택들은 보유세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그러자 ‘세금폭탄’ ‘징벌적 과세’ 등의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소득 없이 집 한 채만 보유하고 있는 은퇴한 노인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노무현정부가 종부세를 도입할 당시 들끓었던 ‘세금폭탄론’과 판박이 주장이다. 2007년 종부세 부과 대상은 전국 1855만 가구의 2%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세금폭탄론은 종부세와 무관한 사람들에게까지 침투해 들어가며 부동산 조세 저항을 부추겼다. 결국 이명박정부 들어 종부세는 세율이 대폭 인하돼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9·13 대책으로 보유세 부담이 대체로 늘어나지만 그렇다고 ‘폭탄’이란 공격은 지나치다. 공시가격 9억원(시세 14억~15억원) 이상 주택 소유자나 다주택자들을 제외하고는 세 부담이 크게 늘지 않는다. 공시가격 현실화 등은 조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다. 아파트는 공시가격 시세반영률이 평균 70%인데 단독주택은 50~55%선이다. 특히 일부 고가주택은 30%를 밑도는 경우도 있다. 고가 단독주택일수록 시세반영률이 낮다. 주택 가격이 같은데 공시가격이 들쭉날쭉이라 보유세가 차등 부과되는 건 조세 형평성에 위배된다. 보유세 현실화는 부동산 투기 수요를 억제해 집값 안정을 유도할 효과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세금폭탄론에 휘둘려 부동산 세제 개혁에 차질이 빚어져서는 안 된다.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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