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당분간 하락세 지속될 텐데… 집 지금 사야되나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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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이어 연초에도 집값은 ‘미끄럼틀’을 타고 있다. 급등지역 위주로 가격 하락이 가파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매매뿐 아니라 전세 수요자들은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조금 더, 조금 더”를 외치며 거래 시점을 뒤로 미루는 추세다.

송파 헬리오시티 등 대단지 공급 물량이 터지고, 거래가 마르면서 집주인들은 다급해졌다. 지난해 한창 고점을 찍던 가격 대비 2~3억씩 낮은 가격에 급매를 쏟아내고 있지만 매수세는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부동산 경기 최전선에 있는 일선 공인중개사들의 눈에도 향후 시장회복은 요원한 상황이다. 한국감정원이 전국 6000여 협력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주택시장 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매 하락(51.0%), 전·월세 보합(전세 52.1%, 월세 60.0%)으로 전망한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

매매시장 가격 전망은 지역에 따라 다소 엇갈렸지만 상승 의견은 극소수였다. 수도권과 서울은 전반적인 부동산 한파에도 불구하고 크게 떨어지기 보다는 보합(수도권 48.7%, 서울 49.7%)을 예상한 응답이 우세했다. 반면 지방은 하락(56.0%) 응답이 과반을 넘어 양극화 심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향후 추가하락 전망 이유로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 신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대출규제 강화로 차입여력이 축소된 점(43.5%)이 가장 많이 꼽혔다. 신규분양, 입주물량, 미분양 등 공급물량 증가(26.9%), 지역 기반산업 및 경기 침체(10.5%), 보유세 개편과 다주택자 규제 등 정부 규제(9.6%) 등도 집값 약세의 주요 이유로 꼽혔다. 특히 서울지역 매매가는 대출규제로 인한 차입여력 축소(61.6%)가 최대 걸림돌이며 전세가는 공급물량 증가(46.3%)가 하락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 관계자는 9일 “여러 지표는 물론, 금리 및 정부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시장 침체를 부추기는 형국”이라며 “특히 최근 공시가격 상승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방침이 재확인되면서 다주택자들이 세금 부담에 매물을 더 쏟아낼 경우 가격 하락세가 한층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최근 몇 년간 집값 상승이 계속된 상황에서 ‘이제는 고점을 찍고 내려왔다’는 심리에 더해 ‘대세 조정장’이라는 관측이 시장에 널리 퍼진 점도 실수요자들의 선택을 미루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향후 부동산 향방은 세금부담 증가와 공급량 확대, 정부 규제강화 등이 키를 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연초 시장 분위기는 이번달 단독주택을 시작으로 4월 공동주택까지 잇달아 발표될 공시가격 인상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아파트가 주거형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국내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이 지나치게 상승한 까닭에 정부가 시세 반영률 현실화를 벼르고 있어 현재 60~70% 수준인 공시가격이 예상대로 80% 수준까지 올라갈 경우 세부담으로 직결될 전망이다. 1주택자 보유세 상한선은 150%지만 다주택자(2주택자 200%, 3주택자 이상 300%)는 상한선이 훨씬 높아 매도세를 부추길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

입주물량이 예년에 비해 두배에 가까운 5만여 가구에 달할 것이란 관측도 전세가격 하락과 함께 매매수요 감소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강화된 대출규제가 현금여력이 부족한 대다수 실수요자들의 매매 욕구를 이미 상당수 꺾어놓은 상황이다.

서성권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이번주 부동산 동향 분석을 통해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대출 규제 강화와 보유세 강화 등 9.13 대책 효과가 올해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당분간 가격하락과 더불어 매수자들의 관망세에 따른 거래절벽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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