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와 카풀업계의 갈등이 몇 달째 접점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택시기사가 또 극단적 선택을 했다. 서울 광화문에서 발생한 택시 화재는 카풀에 불만을 가진 60대 기사의 분신 시도로 추정됐다. 지난달 국회 앞에서 분신한 기사에 이어 두 번째 사망자가 됐다.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선택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 자살은 막아야 할 질병이지 문제 해결의 방법이 돼선 안 된다. 안타까운 죽음 앞에서 우리가 할 일은 이 문제의 올바른 해법을 더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뿐이다. 첨예한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기능은 이 시대 정부와 국회가 갖춰야 할 최우선 덕목인데,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택시와 카풀의 대결은 전통산업과 신산업의 대리전이나 다름없다.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수많은 유사 갈등의 전초전에서 조정 작업은 벽에 부닥쳤다. 정부·여당은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통해 합의점을 찾으려 하지만 택시업계의 참여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택시업계는 거꾸로 야당과 함께 토론회를 열었는데 이번엔 카풀업계가 불참했다. 소통 부재 속에 신산업 출범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전통산업 종사자는 불안해하며 투쟁의 고삐를 죄는 악순환에 빠졌다.

해법의 대원칙은 두 가지다. 신산업의 출현을 물리적으로 가로막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사회에 이롭지도 않다. 그렇게 가로막는 장벽이 너무 많아 규제혁신을 외치면서 규제의 빈틈을 비집고 나온 신산업을 다시 규제하는 건 이율배반이다. 또 신산업이 어느 순간 전통산업을 완전히 대체하기란 불가능하다. 공존은 불가피하며, 서로 경쟁하는 과정에서 더 좋은 산업모델이 출현하는 순기능도 기대할 수 있다. 결국 공존의 룰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지금 정부와 여당은 법인택시 월급제, 개인택시 감차보상금 현실화 등 여러 방안의 운을 떼놓고 이해당사자의 반응만 기다리는 모양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해 설득하고 실행하는 추진력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식이어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어떤 대책도 공허하게만 들린다. 지지부진한 갈등 조정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그 책임은 정부뿐 아니라 정치권이 함께 짊어져야 할 몫이다. 시장의 자율과 규제개혁을 부르짖어온 자유한국당이 카풀 규제 편에 선 행태는 이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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