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경제·민생 문제와 함께 비중 있게 언급한 분야가 한반도 비핵화다. 비핵화 협상이 제1차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으나 올해 양측 간에 상당한 접점이 만들어질 거라는 게 대통령의 진단이다. 더불어 북한이 바라는 평화협정 체결은 비핵화와 연계돼 있다는 불변의 원칙을 분명히 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신년사에 이은 문 대통령의 신년회견으로 비핵화와 남북 문제에 관한 두 정상의 개략적인 로드맵은 나왔다. 물론 종착지는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이다. 두 정상은 신년회견과 신년사에서 비핵화를 실행하기 위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인식은 지난 8일 베이징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서도 재확인됐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 서울 답방 시기를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로 예상한 것도 북·미 협상이 모든 문제를 푸는 열쇠라는 현실에 근거를 두고 있다. 북·미 협상에서 돌파구가 마련돼야 김 위원장 서울 답방 또한 순조롭게 이뤄지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 북·미가 어느 선까지 입장 차를 좁혔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이나 새해 벽두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찾은 김 위원장의 행보를 볼 때 분위기는 일단 긍정적이다.

관건은 역시 북한의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달려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과정을 이행하면 부분적 제재완화나 패키지 딜 등 미국의 상응조치를 이끌어내도록 설득하고 중재하겠다고 했다. 그런 만큼 김 위원장은 남북 정상 간 친서 교환을 통해 다져진 신뢰를 바탕으로 보다 과감한 선제적 조치에 나설 필요가 있다. 김 위원장이 조건 없이 재개하겠다고 밝힌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은 김 위원장 하기에 달렸다.

김 위원장 방중에 이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그리고 김 위원장 서울 답방, 시 주석 평양 답방 등 계획된 일정이 차질 없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경우 평화협정에 이르는 길도 멀지 않다. 이 기회를 놓치면 두 번 다시 잡기 어렵다는 점을 당사국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말은 이미 충분하다. 이제 실천으로 행동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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