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에 못 미쳤다”… 절박한 정부, 혁신성장으로 ‘중심’ 이동 기사의 사진
절박함이 묻어났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아픈 대목이다’ ‘매우 엄중하게 본다’는 말들이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선 최근 한국 경제의 부진이 핵심으로 떠올랐다. 주력 제조업의 부진과 그에 따른 일자리 실종, 지역경제 불황이 현주소다.

문 대통령은 해법으로 ‘제조업 부활’ ‘신산업 육성’을 꺼내 들었다. 수소·전기차와 스마트공장을 제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잔뜩 위축된 시장에 ‘경제정책의 무게중심을 혁신성장으로 확실하게 옮기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고용지표가 양적인 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전통 주력 제조업의 부진도 계속되고 있다”며 “이런 경제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엄중한 상황’은 지난해 산업·고용지표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2017년 말부터 제조업 생산지수는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2017년 10월과 12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6.2%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2월과 3월, 6월, 9월에 마이너스를 찍었다.

구조조정과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자동차 산업 생산지수의 경우 2017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잇따라 기준치(2015년 생산지수)의 80~90% 수준에 머물렀다. 수년째 구조조정 중인 조선업도 회복을 말하기 이르다. 그나마 버팀목이던 반도체는 호황 사이클이 끝나간다는 진단서를 받아 들었다.

제조업 위기는 고스란히 ‘고용 쇼크’로 연결됐다. 지난해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5만6000명이나 줄었다. 2017년 1만8000명 감소한 데 이어 2년째다. 울산과 경남, 전북 등 주력 제조업체가 몰려 있는 지역경제도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주변 지역으로 위기가 확산하면서 한국판 ‘러스트벨트(쇠락한 산업도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 대통령은 구체적인 산업구조 변화 방향을 제시했다. 데이터, 인공지능(AI), 수소경제라는 3대 혁신기반경제가 그것이다. 정부는 올해 여기에 예산 1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문 대통령은 2022년까지 전기차 43만대, 수소차 6만7000대, 수소버스 2000대를 보급해 수소·전기차를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삼겠다고 언급했다. ‘낡은’ 제조업에 ‘스마트공장’이라는 새로운 옷도 입히겠다고 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을 3만개로 대폭 확대하고 스마트 산업단지를 1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혁신성장을 전면에 내세워 ‘제조업 회복’ ‘고용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14개 사업도 시행할 예정이다. 전북 전주지역의 자동차부품기업 위기 극복을 위한 ‘수소 상용차 확산’, GM공장 폐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군산지역의 ‘중고차 수출복합단지’ 조성 등이 대표적이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삶 속에서 확실히 체감되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그러려면 성과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정책의 일관성을 강조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혁신성장을 현장에서 실행하는 건 기업”이라며 “기업들이 새로운 산업에 투자하고, 구조를 재편할 수 있도록 규제 혁신 등을 통해 움직일 공간을 정책으로 마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