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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포커스-이남주] 비핵화와 중국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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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8일 진행된 중국 외교부 대변인 정례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과 관련해 한반도 정세 변화에서 중국이 변수가 된다는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있었다. 여기서 변수는 협상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라는 함의를 띠고 있다. 이에 루캉 대변인은 중국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적극적 요소’라고 답했다. 2018년에는 중국이 남·북·미 사이에 진행되는 대화에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작았다. 3자 종전선언 구상에 대해 거부하기도, 환영하기도 어려웠던 처지에 빠지기도 했다. 거부하면 한반도 정세의 진전을 반대한다는 인상을 주는데, 그렇다고 자신이 배제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지지할 수는 없었다. 최근에 와서 상황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김정은은 이미 신년사에서 ‘다자협상’을 주장하여 중국이 참여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었다. 북·미 평화협정에 초점을 맞추어 왔던 북의 입장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김정은과의 회담에서 “중국은 북한 및 유관국들과 함께 노력하고, 한반도의 평화 안정을 유지하고 한반도의 비핵화 및 지역의 장기적 안정을 실현하기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지지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실제로 중국은 1990년대 후반의 한반도 평화체제 관련 4자회담, 2000년대 초반의 6자회담 등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논의들에 참여했다. 작년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 역할이 축소된 것은 한국과는 사드 문제로, 미국과는 무역마찰로, 북한과는 대북 제재로 각각 관계가 악화된 상황에서 남·북·미 대화가 빠르게 전개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관련 논의가 장기화되면서 중국의 역할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오히려 정상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은 북·중 관계의 발전으로 본격화되었고, 중·미 무역갈등이 관리 국면으로 진입하면 더 빨라질 전망이다. 문제는 중국 역할이 문제 해결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추가적 변수가 될지, 아니면 중국의 주장처럼 적극적 요소가 될 것인지에 있다. 여기서 쟁점은 두 가지다.

첫째는 중국이 현재 비핵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할지, 저해하는 역할을 할지의 문제다. 시진핑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 방향을 계속 견지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것을 한반도 정세에 대한 ‘4개의 지지’라는 원칙 중 가장 먼저 제시했다. 4개의 지지에는 ‘남북 관계 개선 지지, 북·미 정상회담 및 그 성과 지지, 유관국들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각자의 관심사를 해결하는 것 지지’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김정은도 비핵화를 견지할 것이고 북·미 정상회담에서 국제사회가 원하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물론 유관국의 관심사를 해결한다는 말에는 북한의 제재 해제 요구를 지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지만 이는 북의 지속적인 비핵화를 전제로 한다. 중국은 미국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 북·중 관계 강화가 미국의 더 많은 양보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북한의 입장을 강화시키는 면이 있지만 현 국면에서는 비핵화 과정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둘째, 중국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발언권 증가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이다. 특히 현재 교착상태에서 벗어나 다시 비핵화 프로세스가 촉진되는 데 중국이 기여하게 된다면 이후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논의에 중국이 당사자로 참여할 길이 넓어진다. 예를 들어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4자회담이 다음 일정으로 등장할 수 있다. 그 경우 주한미군이나 한·미동맹 문제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이 협상에 난관을 조성할 수 있다. 중국이 말 그대로 변수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작년 한국 정부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종전선언을 중요한 이정표로 삼았고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올해 다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속도를 높이고자 한다면 지금까지보다 더 포괄적인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남주(성공회대 교수·중국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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