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택시 향한 부정적 여론 활용” 국토부 내부 문건 논란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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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택시-카풀 갈등’을 사회적 대타협으로 해결하겠다고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 택시 업계를 향한 부정적 인식을 활용해야 한다는 ‘매뉴얼’을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언론에 택시 단체의 문제점을 지속해서 제기하고 집회 등에는 대응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 담겼다. 정부와 택시 업계 사이에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여론전으로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카풀 서비스가 교통산업 발전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들어 택시 업계를 설득해야 하는데도 여론전이라는 어설픈 정치 논리로 접근하면서 갈등만 깊어지는 형국이다. 정부는 ‘택시-카풀 갈등’ 해결방안을 마련해놓고 발표하지 않고 있다(국민일보 1월 9일자 1·19면 보도).

13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택시-카풀 갈등’ 해결방안을 만들면서 향후 추진계획을 함께 세웠다. 이 추진계획에는 ‘향후 택시 단체와의 ‘대화의 문’을 열어두되 (택시 단체의) 입장 변화가 없을 시 현 상황을 유지하면서 언론 등에 택시 단체 문제점을 지속 제기’라고 명시돼 있다. ‘법인택시 단체 측이 사납금 근절 논의를 막기 위해 영향력을 발휘해 다른 단체 불참을 유도했다’ ‘택시 노조 측이 회사 입장을 지나치게 대변하고 있다’는 식의 예시도 언급됐다. 실제로 법인택시 단체 측이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내용은 지난달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됐었다.

추진계획에는 ‘카풀 반대 집회 등 택시 단체의 대외적 활동에는 대응을 최소화’ ‘택시 단체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리고 있어 내부 갈등이 점차 표출될 가능성 있음’이라는 문구도 들어 있다. 현재의 교착 상황이 이어지면 개인택시냐 법인택시냐에 따라 택시 단체 내부에서 분열이 일어나 결속력이 약해질 것이라는 예측을 담은 것이다. 법인택시 단체가 따로 정부에 협의를 요청하면 그때 택시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논의한다는 계획도 담겼다.

또한 국토부는 카풀 서비스에 정부 관여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카풀 서비스 사업자가 판단해 사업을 시행하고, 모든 책임을 사업자가 지는 방향으로 허가키로 한 것이다. 다음 달 열릴 임시국회에서 자유한국당 등 야당이 카풀 시간제한을 요구하면 ‘국토부 장관이 고시하는 시간’으로 합의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국토부의 이런 대응 메뉴얼은 정부가 그동안 교통산업 측면에서 이해득실을 따진 뒤에 ‘사회적 대타협’을 이루겠다고 강조한 것과 판이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규제 혁신으로 편리해지는 면도 있지만 규제로 지키려는 가치는 풀어진다. 규제가 풀려 발생하는 피해는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도록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정부가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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