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이용만 (18) 병중 하용조 목사, 나라의 불안 예견하고 기도

혈혈단신인 나에게 교회는 가족, 많은 목사님들 만나 큰 은혜 받아… 우리집서 갈보리교회 창립예배

[역경의 열매] 이용만 (18) 병중 하용조 목사, 나라의 불안 예견하고 기도 기사의 사진
이용만 장로가 2017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러브 소나타 10주년 행사에서 신앙 간증을 하고 있다.
사람이 살면서 완벽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척추에 박힌 총알이 신경을 압박해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건강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해줬다. 신한은행 창업자 이희건 회장이 재기를 위해 도움을 줬다. 1997년 3월부터 신한종합연구소 회장으로 외부활동을 재개했다.

혈혈단신으로 남한에 내려온 내게 교회는 가족이었다. 고난 속에서 하나님의 뜻하신 바가 무엇인지 알게 됐다. 신군부가 등장하고 ‘대통령 처삼촌 면회 거절죄’로 공직에서 물러나게 됐을 때, 어려움을 통해 회개할 기회를 얻었다. 주님은 고난을 통해 잘못을 고쳐 주셨고 교만한 마음을 바로잡아 주셨고 겸손한 자세를 갖도록 만들어 주셨다. 그동안 나랏일을 하느라 소홀히 했던 성경공부와 기도 모임에 참석하게 됐다.



시편 119편 71절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와 고린도후서 12장 7절 “내 육체에 가시 곧 사탄의 사자를 주셨으니 이는 나를 쳐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려 하심이라”와 같은 말씀을 떠올렸다.

청년기 시절 동광교회를 거쳐 장년기엔 영락교회에 다녔다. 한경직 목사의 설교로 많은 은혜를 받았다. 예기치 않은 일로 박조준 목사가 영락교회를 떠나 갈보리교회를 개척할 때는 지성한 한성실업 회장,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 등과 함께 교회 건물 구입을 도왔다. 갈보리교회 창립예배는 우리 집에서 드렸는데 개척에 동참한 교인들이 이후 흩어지게 됐다.

어느 교회에 가야 할까 고민하고 있을 때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에 있던 온누리교회에 나갔다. 2층 구석에서 예배를 드리고 나오는데 대학 동기인 송영언 전 총무처 국장에게 발각됐다. 즉시 하용조 목사에게 안내됐다. 하 목사는 “정말 오랜만입니다”라고 환대했다. 내가 총각 시절 성경공부를 할 때 몇 번 만난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 목사는 특별한 능력이 있었다. 따듯한 성품과 친화력은 기본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모든 교인이 자신이 제일 사랑받는다고 느끼도록 배려해줬다. 성경 중심 설교도 가슴에 와 닿았다.

2010년 11월 23일로 기억한다. 글로벌 금융위기도 잘 대처하고 G-20 정상회의 역시 순조롭게 마쳐 분위기가 좋을 때였다.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원로회의에 참석해 이명박 대통령과 환담을 하는데 그가 하 목사의 안부를 물었다. 일본에서 병 때문에 요양을 하시는데 병약한 몸으로 40일 새벽기도를 한다고 전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장로들이 안부를 더 적극적으로 챙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차를 타고 광화문으로 나오면서 일본에 전화했다. 오후 2시로 정확히 기억한다. 하 목사는 “기도를 덜 하시더라도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는 대통령 걱정을 듣고는 “아니야, 기도해야 해. 나라가 편치 않고 걱정이 많아”라고 답했다. 나라 걱정이 좀 뜬금없이 들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45분 뒤에 연평도 포격이 시작되면서 난리가 났다. 하 목사는 병중에도 불안한 나라를 예견했고 기도로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정리=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의 ‘역경의 열매’ 회고록은 공병호경영연구소 공병호 소장의 저작물(이용만 평전-모진 시련을 딛고 일어선 인생 이야기, 21세기북스, 2017)을 바탕으로 추가 취재를 통해 작성된 것입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이용만 평전’을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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