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이 불붙인 ‘탈원전 논쟁’, 여당 내 불거지는 노선 갈등 기사의 사진
사진=뉴시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탈원전 정책에 대한 이견이 나오자 야당은 “용기 있는 고백”이라며 대대적인 환영 입장을 내놨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와 여당은 14일 “이미 논의가 끝난 사안”, “일부 개인 의견”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논란을 촉발한 송영길(사진) 의원 측도 당내 갈등으로 비춰지는 것을 우려한 듯 “탈원전 정책에 반대한 게 아니다. 조금 더 속도조절을 고려해 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송 의원의 발언을 계기로 신한울 3, 4호기 공사 재개를 비롯한 탈원전 정책 전반을 다시 논의하자는 목소리도 당내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송 의원은 지난 11일 한국원자력산업회의가 개최한 원자력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신한울 3, 4호기 공사 재개 필요성을 언급했다. 송 의원은 “오래된 원자력과 화력을 중단하고 신한울 3, 4호기와 스와프(교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로 탈원전으로 가기는 어렵다. 장기적으로 소프트랜딩(연착륙)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신한울 3, 4호기를 포함한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를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신한울 3, 4호기의 경우 공정률이 이미 30%에 달해 원자력업계가 지속적으로 공사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야당은 송 의원의 발언을 앞세워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거세게 비판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송 의원의 발언을 언급하며 “하루라도 빨리 신한울 원전 건설 재개는 물론 탈원전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드디어 여권 내에서도 탈원전 정책에 대해 문제를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탈원전 정책 폐기를 요구했다. 민주평화당도 “철저히 공론화시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앞으로 민주당 내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와 여당은 진화에 나섰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원전 문제는 공론화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정리가 됐다”며 “추가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은 아니다”고 말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도 “어떤 정책이든 시행 과정에서 보완하는 것은 언제든 가능하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쉽게 정책 전환을 할 만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기존 정부 입장을 뒤집어 공사 재개를 검토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 논란을 계기로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당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의원들 간 이념 스펙트럼도 제각각이어서 당내 갈등이 더욱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신한울 3, 4호기 공사 재개에 대해 개별적인 견해를 가진 분들이 있다”며 “논의가 촉발된 만큼 이번 기회에 공론의 장이 마련된다면 다양한 견해가 모여 합리적인 방안이 도출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원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당장 원전을 다 없애겠다는 뜻으로 오해할 수 있다”며 “완전한 탈원전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정부도 용어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의원도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부드럽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는 있다”고 말했다.

김판 지호일 김성훈 기자 pa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