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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선물 아이 좋아] 세 자녀는 기본… “교인들이 함께 아이를 키웁니다”

<2부> 교회·지자체가 돌본다 (18) 나무십자가교회의 다출산 이야기

[하나님의 선물 아이 좋아] 세 자녀는 기본… “교인들이 함께 아이를 키웁니다” 기사의 사진
이점용 목사(오른쪽 첫 번째)와 교인들이 지난 14일 경기도 안양 동안구 나무십자가교회에서 아이들을 안고 환하게 웃고 있다. 안양=송지수 인턴기자
경기도 안양 동안구 나무십자가교회(이점용 목사)를 방문한 건 지난 14일이었다. 상가 7층에 있는 교회에 들어서자 웃음소리부터 들려왔다. 교회가 가장 한가하다는 월요일에 교회에 모여 있는 이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해졌다. 웃음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가보니 본당에 딸린 모자실이 나타났다. 이곳에 들어서자 태어난 지 10개월 된 쌍둥이와 7개월 된 아이가 엄마들의 품에 안겨 있었다. 다른 엄마들은 어린이집에 간 자녀들을 데리러 가기 전 모자실에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저희는 늘 이렇게 교회에 모여요” 쌍둥이 엄마인 배혜진 집사의 얘기다. 배 집사는 첫째 출산 후 쌍둥이를 낳으면서 세 자녀의 엄마가 됐다. 이 교회에서 ‘세 자녀’는 기본처럼 여겨진다. “결혼하고 남편이 다니던 이 교회로 옮겼어요. 신혼여행 때부터 남편이 ‘셋 낳자’고 하더라고요. 그땐 무슨 소린가 했는데 신앙생활하면서 남편의 말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교회가 워낙 강조하니까… 결국 세 자녀 엄마가 됐네요.”

옆에 있던 박선미 성도도 거들었다. “우리교회엔 다자녀 가정이 많아요. 교회 공동체가 다자녀를 지지하고 응원하다 보니 아이 갖는 게 두렵지 않아지더라고요. 저도 셋 낳아야죠.”

이점용(55) 목사를 만났다. 사무실 입구에 놓여있는 사탕 바구니가 눈길을 끌었다. “모두 유기농 사탕이고 어린이용 비타민C도 있어요. 우리 교회가 다자녀를 지향하잖아요. 당연히 아이들을 위한 서비스가 있어야죠. 사탕도 어린이 교인들을 위한 작은 배려에요. 주일이면 문턱이 닳도록 아이들이 드나듭니다. 기쁘고 감사해요.” 이 교회는 어린이 교인들을 위해 ‘미니 도서관’도 만들었다. 상가에 있는 교회 형편상 공간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다음세대를 위해 결단했다.

저출산 추세 속에서 교회가 ‘다출산 공동체’가 된 건 2004년부터였다. 이 목사는 문득 “낳는 게 축복이고 주님의 뜻”이란 확신이 들어 틈만 나면 ‘아이를 낳자’고 외쳤다. 결혼 주례 때도, 돌잔치 설교 때도, 심방을 가서도 셋을 강조했다.

2004년 연말 당회에서는 “자녀를 낳으면 하나님이 책임지신다. 이런 확신을 교회 공동체에 확산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다출산’이 사역의 목표가 된 것이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출산 가정 지원책도 마련했다. 세 자녀 가정은 제주도, 네 자녀 가정은 호주 여행 경비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제주도 여행경비를 처음 지원받은 이들은 이미 세 자녀를 낳은 열 가정이었다. 이후 지금까지 여섯 가정이 제주도엘 다녀왔다. 교회학교 학생까지 340여명인 교인 수를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수다. 2017년엔 넷째 자녀를 낳은 가정이 처음으로 생겼다. 당회의 결의대로 이 가정엔 호주 여행 경비를 지원했다.

이 목사도 세 자녀의 아빠다. 아들 둘을 뒀던 2006년 가족회의를 통해 막내딸을 공개 입양했다. 당시 세 살이던 아이가 올해 중학교에 입학한다. “자녀가 많으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아이들과 함께 살면서 주님이 얼마나 아이들을 통해 큰 복을 주시는지 체험할 수도 있죠. 용기를 갖고 다자녀에 도전해 보세요.” 인터뷰 내내 이 목사의 ‘다자녀 예찬론’은 이어졌다.

올해 이 교회는 숙원사업이던 영아부를 신설했다. 자녀가 많아지면서 가능해진 일이었다. 영아부 신입생들은 모두 17명. 별도의 부서를 운영할 수 있는 인원이다. “엄마들이 항상 영아부를 소망했어요. 양질의 교회교육을 받을 교육부서를 원했던 거죠. 그 꿈을 아이들 덕분에 이루게 됐습니다.”

갓난아이를 둔 가정은 자주 만난다. 교회에 워낙 신생아들이 많다 보니 주일이면 서로 안아보겠다고 경쟁이 벌어질 정도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공동육아 분위기도 만들어졌다. 교회에만 오면 아이를 봐줄 어른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모자실에서 만난 엄마들도 하나같이 이 점이 큰 힘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배 집사는 “30분이라도 어른들이 아이들을 봐주시는 게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면서 “교회만 오면 커피도 마실 수 있고 편히 대화도 나눌 여유가 생기니 좋다”고 했다.

이 목사는 다음세대를 위한 가장 큰 투자가 자녀를 낳는 것이라고 했다. “제가 격주로 청년부 설교를 해요. 청년들을 보면 제가 유아세례 준 아이도 있고 꼬마 때부터 제 사무실에 와서 놀던 아이도 있지요. 그들의 모습 속에서 교회의 미래를 봅니다. 미래를 위한 가장 큰 자원이 바로 어린이들, 젊은이들 같아요.”

이 목사는 “교회에 출산의 복이 가득하다”는 말도 했다. “아이를 갖지 못해 고민하던 부교역자들이 우리 교회 와서 아이를 낳은 일이 여러 차례에요. 이런 교회가 어디에 또 있나요. 자녀는 축복입니다. ‘다출산 교회’를 추천합니다.”

▒ 교육은 교회가 책임… 아이들 영적거인으로 키워

나무십자가교회는 출산만 강조하지 않는다. 자녀들을 신앙 안에서 양육하는 데 관심이 크다. 최근 영아부를 만든 것이나 미니 도서관을 세운 것도 모두 교육을 위해서다. 교회는 ‘일천비전’을 장기 과제로 선포했다. 1000명의 ‘영적 거인’ ‘선교사 파송’ ‘지교회’를 지향하는 사역 과제다. 이 중에서도 ‘영적 거인’은 교회학교 학생들을 영적으로 바로 키우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영적거인학교’도 신설했다. 인성교육을 통해 지도자로 키우자는 게 이 학교가 지향하는 목표다. 교과서는 성경이다. 교회교육을 위해 시중에 나온 교육교재보다 성경에 집중하는 게 좋다는 이점용 담임목사의 소신 때문이다. 이 목사는 “아이들이 성경에 담긴 지혜를 잘 씹고 소화해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면 신앙과 인성이 모두 성장한다”면서 “훌륭한 인성과 신앙이 학교 공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해외 선교에도 관심이 크다. 이미 중국과 몽골 캄보디아에 52개의 교회를 설립했다. 선교지도 수시로 방문한다. 이 목사가 교회 부임 전 중국 선교사로 사역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교회의 미래에 대해 이 목사는 “다출산과 자녀 양육, 선교가 우리 교회를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기둥”이라면서 “규모는 작아도 알찬 교회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안양=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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