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소연, 동물 구조 허위 보고… 보조금 가로채 사기죄 처벌 전력 기사의 사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동물권단체 케어의 사무실 입구가 15일 굳게 닫혀 있다. 서울시 동물보호과는 개 안락사 논란에 휘말린 케어를 대상으로 이날 현장 지도점검을 벌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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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안락사 논란에 휩싸인 박소연(사진) 케어 대표가 과거 유기동물 구조 관련 문서를 허위로 작성,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가로채 사기죄로 처벌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일보가 15일 입수한 박 대표의 사기 범죄 판결문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5단독 정헌명 판사는 2008년 1월 그에게 사기 혐의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박 대표는 판결에 불복했지만 같은 해 8월 항소심과 11월 대법원은 1심 판결을 확정했다.

박 대표는 2006년 초부터 5개월여간 경기도 구리시와 남양주시에 버려진 개와 고양이 163마리를 구조했다고 허위 보고해 보조금 1740만원을 지원 받았다. 그가 대표로 있던 동물사랑실천협회(케어의 전신)는 구리시, 남양주시와 유기동물위탁관리계약을 맺고 유기동물 구조 시 마리당 각각 10만원, 11만원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동물사랑실천협회가 구리시, 남양주시에 보고한 구조 결과 중 각각 53마리, 110마리는 조작된 것이었다. 두 곳에 제출한 서류에 유기 신고자의 연락처, 신고 경위 등이 적혀 있었지만 거짓이었다. 유기 신고자의 연락처를 확인한 결과 없는 번호이거나 팩스 번호, 해당 기간에 유기 신고를 한 적 없는 사람의 연락처였다.

재판부는 박 대표가 편취 의사(고의성)를 갖고 기망 행위를 저질렀다고 봤다. 조작 건 중 10여건은 박 대표가 직접 직원에게 위조하라고 지시했다. 의정부지법 제2형사부는 항소심에서 “허위 서류에 근거한 보조금 지급신청이 163회에 이르고 문서에 동물사진을 중복 사용한 점에 비춰 단순한 사무처리 오류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박 대표는 “직원의 기재 실수였고 나는 몰랐다”며 항소했다. 다만 1심은 “피고인이 사재를 털어가며 오랜 기간 동물보호운동에 헌신적으로 전념해온 점은 인정된다”고 했다.

박 대표의 보조금 부정 수급 의혹은 2006년부터 제기됐다. 그가 제출한 서류에 구조한 유기견 사진을 중복 사용한 사실이 발견돼서다. 당시 동물사랑실천협회는 의혹을 부인하고 “사진 중복게재 고의성 여부가 사법기관 조사에서 드러나게 되면 박 대표가 모든 책임을 질 것”이라고 했다. 법원의 판결은 사진뿐 아니라 서류를 전반적으로 조작했다는 점을 말해준다. 박 대표는 사기 전과를 묻는 질문에 “기자회견에서 말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16일 열 예정이던 기자회견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가 동물구조를 명목으로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동물보호단체의 보조금·후원금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동물단체 후원금의 출처나 사용처를 공개해야 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케어 홈페이지 ‘살림내역’을 보면 지자체나 타 기관의 지원금으로 추정되는 ‘보조금’ ‘기획사업수입금’은 매달 1000만~3000만원이다. 그러나 사업 내용이나 지출 내역은 세세히 공개되지 않는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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