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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권명길] 작은 장례 캠페인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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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저출산·고령화 국가인 우리나라는 2043년에는 올해 대비 노년부양비(생산가능인구 100명당 고령자 비율)가 19.7에서 63.0으로 높아지고, 연간 사망자 수도 30만명에서 60만명으로 늘어난다. 장례를 치르고 묘역을 관리할 후손이 턱없이 부족해지는 것이다. 묘지가 약 1500만기로 서울 인구보다 많고, 면적도 서울의 1.2배에 달할 만큼 국토 잠식과 자연 훼손도 큰 문제다. 어떤 면은 거주 인구보다 묘지가 3.84배나 많다. 이 모든 것이 후손들의 부담이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가장 큰 부담은 장례비용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복지 선진국의 검소한 장례와는 거리가 멀다. 화장률과 인구밀도가 우리와 비슷한 네덜란드와 비교하면 우리 국민이 지출하는 1인당 장례비용은 세 배 이상 많다. 장례비용이 많다고 해서 애도와 추모의 질이 높은 것도 아니다. 우리는 1인당 묘역 방문 횟수가 연간 1.5회인 반면 복지 선진국에서는 일반적으로 7회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바람직한 장례문화는 공존을 추구한다. 첫째, 삶과 죽음의 공존을 위해 장사시설을 주거지 가까이에 두고 고인 애도를 위한 새로운 장례식 문화 콘텐츠도 개발해야 한다. 삶과 죽음의 공존은 요즘 특히 문제가 되는 생명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둘째, 사람과 자연의 공존을 위해 화장과 자연장 이용을 더욱 촉진하고 지역주민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공원형 장사시설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셋째, 모든 사회계층의 공존을 위해 전통 장례문화가 지닌 나눔 정신의 현대적 계승이 최종 목표가 돼야 하지만, 당분간은 범국민 작은 장례 캠페인을 추진해 계층 간 위화감을 줄이고 적은 비용으로도 의미 있는 장례식을 치를 수 있어야 한다.

작은 장례, 깊은 애도, 넓은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범국민 작은 장례 캠페인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현재 85% 수준인 화장률을 더 올려야 할 것이고, 30~45년 동안 한시적으로 이용하는 공설 자연장지 이용도 더 활성화돼야 한다. 정부는 민간 장례식장, 봉안시설, 자연장지의 가격표 게시 법적 의무화의 후속 조치로 저렴한 용품과 서비스를 구비토록 해 작은 장례를 장려해야 할 것이다. 민간 부문의 자정을 고무하기 위해 공설 장사시설 확충도 이뤄져야 한다.

권명길 한국장례문화진흥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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