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청년] “다른 사람 배려하는 교회문화 정치 과정에서도 반드시 필요”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 최연소로 응모 정국진씨

[예수청년] “다른 사람 배려하는 교회문화  정치 과정에서도 반드시 필요” 기사의 사진
정국진 전 더불어민주당 청년위 부대변인은 교회와 정당에서 청년들의 목소리가 더 반영될 수 있는 구조가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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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도 늙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힌 2019년 국회의원 평균연령은 55.5세다. 역대 최고령을 경신했다. 국회의석수 300석 중 20~30대의 비중은 전체의 1%(3석)뿐이다. 일자리 문제부터 저출산 문제까지 사회의 모든 고민은 청년 문제와 맞닿아 있는데 정치권에서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일은 쉽지 않다.

전 더불어민주당 청년위 부대변인 정국진(33·가향교회)씨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가 기독교적 가치에 있다고 믿고 있다. 한국교회가 당면한 문제 역시 청년 문제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해결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정씨를 만났을 때도 그는 책 ‘성서적 정치실천’을 왼팔에 끼고 있었다.

돌아온 소년

전남 순천 출신의 정씨는 모태신앙이었지만 교회와는 거리가 멀었다. 학창시절에는 주변 목회자들의 추문을 접하며 교회를 멀리했다. 정씨의 눈에 비친 세상은 더 재미있고 중요한 일이 많았다. 대학에 들어와서는 세상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사회의 온갖 문제를 다루는 단체에 가입하고 집회에 참석했다.

사랑은 그때 찾아왔다. 2005년 정씨가 사랑에 빠진 사람은 교회에 다니고 있었다. 그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어 기독교 서적을 읽었다. 정씨를 다시 일깨운 책은 C S 루이스의 작품 ‘순전한 기독교’였다. 정씨는 “어릴 적 배웠던 성경의 내용들이 그제야 이해되는 기분이었다”며 “누군가 거듭난 시점을 묻는다면 이 순간을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아, 사실 그 사랑은 실현되지 못했어요. 아주 가끔 생각나기도 해요. 어쩌면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 같은 사람이 아니었을까요.” 얼굴을 붉히며 수줍은 듯 얘기했다.

평화는 교회의 일

아련했던 사랑이 끝난 후 정씨는 교회로 돌아왔다. 정씨는 자신이 관심 갖고 있었던 정치 문제와 교회가 맞닿은 일을 찾기 시작했다. 평화와 통일 문제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평화통일연대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칼과 창으로 낫과 보습을 만들라는 이사야서의 메시지가 한국사회에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남북경협과 원조를 포함한 인도적 행보와 비핵화 과정에 집중하는 교회의 모든 시선이 결국 평화를 위한 교회의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교회가 과거를 잊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제주 4·3 사건 70주기를 앞두고서는 뜻맞는 청년 기독교인들과 ‘가족을 잃은 제주도민들을 위로하자’는 의미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짧은 시간에 400여명의 서명이 모였다.

정씨는 “제주도가 전국에서 가장 낮은 복음화율을 보이는 것은 한국전쟁 당시 벌어졌던 사건의 영향이 크다”면서 “다윗이 우리야를 죽인 뒤 회개기도를 했듯 교회가 지역에 상처를 줬다면 이제는 위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씨와 청년들은 지금도 4·3 사건 피해자들에게 서명을 전달할 방법을 찾고 있다.

내 의견도 반영되는 교회와 정당

기독교적 가치가 현실 정치에서 무슨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정씨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교회 문화가 정치 과정에서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의 존재 이유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예수님께서도 소외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위한 일을 하시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강자만 살아남는 정치논리 속에서 정씨는 굳이 어려운 곳으로 향한다. 지난해 당내 청년위원장 선거에서 낙선한 이후 주소를 경기도 평택으로 옮겼다. 야당 의원이 오랜 시간 동안 당선된 지역구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고 나섰다.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이 발표한 지역위원장 공모에서 정씨는 가장 어린 응모자가 됐다.

정씨는 청년 정치인이 더 필요하기 때문에 험지로 간다고 역설했다. 전체 유권자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가장 적은 의석을 갖고 있는 상황 자체가 모순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청년 정치인은 주변 상황이 기성 정치인과 다를 수밖에 없다”며 “내 주변의 일에 관심 가질 수밖에 없는 청년 정치인이 청년 문제를 고민해야 할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동과 여성 분야는 당사자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아직 청년 문제는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도 덧붙였다.

마지막 질문, 지금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지 물었다. “이건 교회에도 필요한 건데”라며 말끝을 잠깐 흐렸던 정씨가 말을 이어갔다. “‘내 의견도 반영되는 의사결정 구조’가 가장 필요합니다. 교회도 정당도 다음세대, 청년들이 중요하다고 외치고 있지만 청년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거든요. 가나안 성도나 무당층이 늘어나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젊은 평신도, 당원부터 중후한 목회자, 당대표까지. 공정함을 다시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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