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기·인천 ‘서울외곽순환도로 명칭 변경’에 서울시의회 반대 기사의 사진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서울이란 명칭을 빼고자 했던 이재명(사진) 경기도지사의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명칭 변경’ 공약에 제동이 걸렸다. 공약을 실현하려면 서울시 등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최근 서울시의회는 이에 대해 시민 혼선 우려를 들어 반대 입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위원들이 모인 비공식 자리에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명칭 변경에 대한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참석한 한 시의회 관계자는 “위원 전원이 명칭 변경에 반대했다”며 “30년 넘게 사용해 온 명칭이 바뀔 경우 시민 불편이 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수도권’의 지리적 범주가 명확하지 않고 이정표 변경을 위한 비용도 발생한다는 점 때문에 전원이 반대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는 “변경 논의가 필요하다면 ‘서울’과 ‘수도권’을 함께 쓰는 ‘서울수도권순환고속도로’라는 명칭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서울시는 시의회뿐 아니라 시민 의견을 토대로 입장을 결정할 계획이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는 서울지역을 가운데 두고 원 모양으로 외곽을 연결하는 데서 이름이 붙었다. 서울 노원·강동·송파를 지나지만 노선의 90%는 경기도 김포·고양·의정부·하남·구리·성남·군포·시흥, 인천 계양·남동·부평 등 서울 이외 17개 지역을 통과한다. 총 길이 128㎞의 왕복 8차로 고속도로다.

앞서 경기도와 인천시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서 ‘서울’과 ‘외곽’을 빼고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로 바꿔 달라며 국토교통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정부시와 고양시, 양평군 등 경기 북부지역 기초의회는 결의문까지 채택하며 명칭 변경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곽’이라는 명칭에서 오는 ‘서울 변두리’라는 인식을 지워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경기도와 인천시가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당장 명칭 변경은 어렵다. 국토부 예규에 따르면 이를 위해서는 해당 노선을 경유하는 모든 광역·기초단체장의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 경기도와 인천시가 제출한 의견서에는 서울시와 노원구, 송파구, 강동구의 동의가 빠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로를 지나는 서울시 의견이 없기 때문에 요건이 갖춰지지 않아 검토 자체를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단순한 고속도로 명칭 변경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서울’을 지우느냐, 지키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30년이 넘도록 사용하던 고속도로 명칭을 변경하자는 논의가 급물살을 탄 것은 지난해 하반기다. 이재명 지사가 후보 시절 공약이었던 만큼 명칭 변경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 16일 경기도가 확정한 ‘민선 7기 365개 공약’에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명칭 개정이 포함됐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 지사가 ‘서울을 뛰어넘는 대표 지방정부’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명칭 변경을 강력히 추진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