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송길원 (1) “위기의 가정, 회복 지켜볼 때 가장 뿌듯”

우리 부부도 처음엔 많은 문제 봉착… 1992년 기독교가정사역硏 개설, 낯설었던 가정사역 어느덧 28년째

[역경의 열매] 송길원 (1) “위기의 가정, 회복 지켜볼 때 가장 뿌듯” 기사의 사진
하이패밀리 대표 송길원 목사가 지난 17일 경기도 양평 서종면 가정사역종합센터 ‘W 스토리’에서 “가정은 인생의 성패를 좌우하는 바로미터”라고 말하고 있다. 양평=송지수 인턴기자
생각지 못한 광야 생활, 모든 것이 막막했던 그때 오히려 주님과 가깝게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 고신대 의대 교목으로 지내다 1991년 학교의 입시 부정사태로 소용돌이쳤다. 해직 교수들과 함께 학교에서 나왔다. 오라는 데는 없었고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느 날 가깝게 지내던 최홍준(당시 부산 호산나교회 담임) 목사님이 미국 방문길에 동행을 제안했다. 미국교회를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당시 한국교회는 부흥회와 여름수련회 등의 사역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교회는 세대별 프로그램, 심지어 이혼자를 위한 프로그램까지 진행하고 있었다. ‘그동안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았구나. 미개척 분야인 가정사역을 해보자.’




가정사역을 하게 된 또 다른 이유로 우리 부부의 문제도 있었다. 장인어른은 목회자이자 대학교수, 아버지는 초등학교 교장을 지낸 분이었다. 아내인 하이패밀리 공동대표 김향숙 원장과 나는 반듯한 가정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이라고 자부했다. 그러나 그건 착각이었다. 허니문 시기가 끝나기도 전에 너무나 다른 성격 때문에 다투는 날이 잦았다. 특히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컸다. 30년 동안 결혼생활을 했으면 행복한 가정생활에 대한 나름의 기술이 있었을 텐데, 그런 것을 가르쳐주지 않고 독립하라고 하시는 게 아닌가.

나의 괴로움을 누군가는 또 되풀이하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가정을 살리는 가정사역을 하기로 했다. 92년 9월 18일 기독교가정사역연구소(하이패밀리 전신)를 열었다. 당시 교계 단체 중에는 선교단체가 대부분이었다. 연구소라는 이름을 가진 단체도 거의 없었다. 가정사역이라는 용어부터가 ‘블루오션’이었던 것이다.

벌써 가정사역을 해온 지 28년째가 된다. 그동안 부부세미나, 결혼예비학교, 대화학교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가정의 회복을 위한 사역에 집중해왔다. 그 프로그램들이 더 발전해 ‘이모션코칭’ ‘해피엔딩스쿨’ 등 생애 발달 단계에 맞게 기획되고 운영되고 있다. 2017년 4월 가정사역단체 하이패밀리는 경기도 양평 서종면에 가정사역 종합센터 ‘W 스토리’를 건축했다. 지혜(Wisdom) 워십(Worship) 희망(Wish) 등 각자의 ‘W’를 찾고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자는 뜻이다. 그동안 여러 교회를 다니며 진행한 워크숍, 세미나 등 다양한 가정사역 프로그램을 맑고 좋은 자연환경 속에서 하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가정을 만났는데 자폐아 아들을 둔 A집사님 부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여자 집사님이 자녀양육에 집중하던 사이 부부의 의사소통은 소원해졌다. 서로 서운한 것이 쌓였고 상처도 깊어졌다. 부부세미나에 참여한 이들은 대화하면서 서로 붙잡고 엉엉 울었다. 위기의 가정이 회복되는 것을 지켜볼 때 가장 뿌듯하다.

가정은 모든 삶의 첫 출발지이다. 가정이야말로 인생의 성패를 좌우하는 바로미터다. 한국사회가 겪는 동성애 비혼 이혼 고독사 성폭력 저출산 등의 문제는 모두 가정과 연관돼 있다. 가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회의 사회적 책임이 더욱 요청되는 때이다.

정리=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약력=1957년 전남 고흥 출생, 부산 브니엘고, 고신대, 고신대학신학대학원, 고려대 교육대학원, 미국 리폼드신학교 졸업, 안양대·숭실대 겸임교수 역임, 현 하이패밀리 대표, 청란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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