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마음을 열어주는 연주를 하고 싶어요” 기사의 사진
경기도 양평에서 살고 있는 오르가니스트 박준호는 최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매일 오전 9시부터 2시간 정도 오르간 연습을 하고 남은 시간에는 산책이나 독서를 한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악기의 제왕’이라 불리는 오르간 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전문가들에게 묻는다면 국내에서는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을 지목할 가능성이 크다. 5000여개 파이프를 가진 웅장한 오르간이 있기 때문이다. 1978년 세종문화회관에 설치된 파이프 오르간은 노후화로 올해부터 연주가 잠정 중단된 상태다. 다음 달 27일부터 연말까지 3차례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회를 갖는 오르가니스트 박준호(33)를 만났다.

그는 최근 롯데콘서트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오르간은 조직을 뜻하는 그리스어 오르가논(organon)에서 유래됐다. 파이프를 울려 소리를 내는 건반악기이자 관악기인데,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움직인다”며 “(클래식 음악이) 어렵다는 생각을 버리고 소리에 집중하면 오르간 특유의 따뜻한 음색에 빠져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준호가 연주하는 ‘2019 오르간 오딧세이’는 롯데콘서트홀의 기획 공연이다. 그는 어린 시절 교회에서 오르간의 매력을 처음 느꼈다. 오르간 영재로는 최초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에 입학했다. 박준호는 프랑스 툴루즈 국립음대 등에서 공부한 뒤 미국 텍사스주립대 교수로 2년간 재직했다. 오스트리아 그라츠 오르간 콩쿠르 등 세계적인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해 주목을 받았다.

그의 첫 연주 제목은 ‘오르간 어드벤처’다. 오르간이란 악기와 그 역사를 소개하는 레퍼토리로 구성됐다. 박준호는 “어릴 때 학교에서 수업 종소리로 자주 듣던 비에른의 ‘웨스트민스터의 종소리’가 첫 곡이다. 바흐와 생상스 곡도 준비한다. 무빙 샌드아트로 악기의 역사를 소개하는 시간이 마련돼 오르간에 대해 흥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인 7월 연주회 ‘오르간 속 거인’은 어린이를 위한 음악동화 형식이다. 마지막 ‘크리스마스 에디션’에서는 합창단과 함께 캐럴 메들리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박준호는 “음악은 즐거움을 주는 것”이라며 “내 오르간 연주를 들으면서 잠드셔도 좋다. 나도 클래식을 듣다 잘 잔다. 공연장에서 조는 게 창피한 일이라고 여기는 건 편견이다. 편안한 음악이라면 잠들 수 있지 않냐”며 빙그레 웃었다.

그런 그가 들은 ‘인생 연주’는 2011년 영국 웨스터민스터성당에서 열린 작은 오르간 연주회다. 박준호는 “그때 나는 큰 연주를 마치고 지친 상태였다. 대림절 첫 주였는데 그날 연주에서 굉장히 큰 위로를 받았다. 연주를 준비할 땐 항상 그때를 떠올리면서 내 음악이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나 위안을 주길 기도한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도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주는 연주를 하고 싶다”고 했다.

강주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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