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한파에도 청약 열기는 후끈, “실수요자에겐 그나마 유일한 해법” 기사의 사진
지난해 상반기 부동산 시장 최대 화두는 ‘로또 아파트’ 열풍이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투기지역 지정 확대 등 규제가 몰아쳤지만 역설적으로 ‘똘똘한 한 채’에 수요가 집중되면서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치솟았다.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연말·연초 시장 전체가 급격히 냉각됐지만 새해에도 수도권 신규 분양 시장만은 여전히 열기가 뜨겁다.

2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일반공급된 분양단지는 6149가구, 총 청약자는 18만7807명으로 집계됐다. 평균 경쟁률은 30.54대 1로 2017년(12.94대 1) 대비 2.4배 급증했다. 서울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단지는 8월 분양된 노원구 상계동 ‘노원꿈에그린’으로 일반공급 60가구 모집에 5877명이 몰려 평균 97.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로또 분양’ 열풍에 기인한 바 크다. 정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 상한제를 엄격히 적용하면서 강남 등 서울 주요 지역 신규 단지 분양가가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인근 단지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당첨만 되면 분양가 대비 많게는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심리가 작동하면서 청약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정부의 규제가 본격화되고 갭투자 위축과 거래절벽 심화가 진행된 지난해 하반기에도 분양시장은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았다. 평균 경쟁률이 두 번째로 높았던 은평구 수색동 ‘DMC SK뷰’의 경우 청약제도 개정으로 자격 요건이 엄격해진 연말(12월) 분양에도 불구하고 150가구 모집에 1만3743명이 몰려 91.6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청약 열기는 올해도 꾸준할 전망이다. 금융환경 악화와 다주택자에 대한 제재 속에 정부는 무주택자 우선 공급과 유주택자 기준 강화를 골자로 한 청약제도 개정안을 지난달 11일부터 시행했다. 업계 관계자는 “1순위 자격 요건이 까다로워졌지만 동시에 실거주 수요인 무주택, 1주택자들에게는 청약이 그나마 ‘내 집 마련’의 유일한 해법이라는 인식이 이미 자리 잡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금융정보원 아파트투유 분양 정보에 따르면 이달 18일까지 청약이 진행된 전국 15개 민간 일반분양 단지 중 12개 단지가 순위 내 청약이 마감됐고, 10개 단지는 1순위로 마감됐다. 전체 평균 청약 경쟁률은 35.73대 1로 지난해 1월 전국 평균 청약 경쟁률(부동산114 집계) 15.70대 1보다 갑절 이상 높았다.

반면 분양을 제외한 매매·전세시장 전반은 혹한기가 장기화되는 추세다. 서울 아파트값이 지난 2014년 이후 5년여 만에 최장 기간인 10주 연속 하락하면서 얼어붙은 매수심리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조성근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집을 사려는 수요층도 분양으로 눈을 돌리거나 급매물을 기다리며 관망세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수도권 아파트는 하락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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