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용산참사 10주년… 靑, 진상조사 과정 외압 의혹 살핀다 기사의 사진
경기도 남양주 마석모란공원에서 20일 열린 용산참사 10주기 추모제에 참석한 유가족과 시민들이 헌화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추모제에는 ‘용산참사 10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 회원들과 유가족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남양주=최종학 선임기자
청와대가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의 ‘용산참사’ 조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살펴보기로 했다. 용산참사 유족 측이 청와대에 조사를 요청한데 따른 것이다. 참사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당시 검찰의 수사 축소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2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시민사회수석실 관계자가 유족 측으로부터 접수한 외압 진상규명 요청을 민정비서관실에 전달했다”며 “민정비서관실에서 유족 및 조사단 등에서 언급한 외압 의혹 등을 조사한 뒤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참사 10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는 지난 15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용산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유족 등 추모위 관계자들은 강문대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을 만나 대검 진상조사단에 대한 외압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당부했다. 강 비서관은 이 요청을 민정비서관실에 전달했다.

민정비서관실은 처리 방향을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정비서관실이 상황을 파악한 뒤 조사 결과를 검찰에 통보하거나 다른 가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 진상조사단과 유족은 외압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2009년 용산참사를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들은 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따라 명예훼손 등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그동안 대검 진상조사단 측에 전달해 왔다. 조사단 조사는 그 이후 중단됐고 해당 조사팀원들은 최근 잇따라 사의를 표했다. 조사팀 자체가 와해된 것이다. 조사단 관계자는 “이것이 외압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말했다.

다만 당시 검찰 수사팀 관계자는 “소송 제기 입장을 전한 것은 정당한 방어권 행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사팀은 지난 16일 입장문을 내고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해 수사했고 올바른 법 적용을 했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검찰이 당시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등 경찰 지휘부를 봐줬다는 의혹을 일축한 것이다. 이와 관련, 경찰청 인권침해사건진상조사위원회는 경찰 지휘부의 지시가 업무상 과실치사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지난해 9월 내놨다. 이 입장대로라면 검찰 수사팀은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은 것이 된다.

용산참사 유족과 대검 진상조사단 측은 청와대가 신속한 결론을 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외압 문제가 우선 해결되지 않으면 진상규명이 무산될 거라는 우려 때문이다. 참사에서 살아남은 김창수씨는 “청와대가 사태를 바로잡아줬으면 좋겠다”며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으려면 10주기를 맞아 진상규명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검 진상조사단 관계자는 “법무부와 대검은 오랫동안 외압 의혹을 알고 있으면서도 방치했다”며 “청와대가 이 부분을 확인해야 한다는 유족의 요구는 타당하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와해된 조사팀을 새로 구성해 조사를 재개하겠다는 방침을 최근 확정하고 이를 위해 대검 측과 협의에 들어갔다.

구자창 문동성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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