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힌 비핵화 풀자”… 남·북·미, 스웨덴서 3박4일 ‘합숙 담판’ 기사의 사진
2차 북·미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해 19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근교에서 3박4일간의 합숙 협상에 들어간 3자 실무협상 대표. 왼쪽부터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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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이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근교에서 2차 정상회담 의제 및 합의사항 조율을 위한 3박4일 ‘합숙 협상’에 돌입했다. 한국의 실무협상 대표도 가세해 남·북·미 3자 간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과 상응조치를 놓고 심도 깊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각각 17일과 18일, 19일(현지시간) 스톡홀름에 도착했다. 이들은 스톡홀름 외곽에 위치한 휴양시설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에서 스웨덴 측이 주최한 환영만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만찬 분위기도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대표는 지난해 8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북한 측 카운터파트인 최 부상을 만났다.

비건 대표와 최 부상 협상팀의 최우선 과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어떻게 조합해내느냐다. 20일 요미우리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본인이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밝힐 계획임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 측이 무언가 새로운 제안을 해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정상회담 시기를 확정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요미우리는 또 대북 협상에 임하는 미국의 자세가 유연해졌다며 미국이 제재 완화 등 비핵화 조치에 대한 보상책을 마련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일각에서는 2월 말 정상회담 때까지 한 달 정도의 실무협상 기간에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및 일부 반출을 고리로 미국이 제재 해제를 주고받는 ‘스몰딜’이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내년 재선 성공을 위해 ‘가시적 성과’가 필요한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해 북한이 먼저 ICBM 폐기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를 통해 언급한 평화체제를 위한 다자협상도 이번 실무협상에서 거론됐을 가능성이 높다.

한 외교 소식통은 “누가 먼저, 어떤 카드를 꺼내느냐에 따라 타협안의 수위가 조절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도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동창리 미사일 시험발사장 참관 정도만 내보이면 미국도 인도주의적 지원에 머물 것이고, 북한이 영변 핵시설 검증과 시료 채취까지 허용한다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의 대북 제재 예외 인정 조치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북·미는 이번 합숙에 이어 다음 달까지 수차례 더 실무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과정에서 협상 파트너들이 상대국을 오가며 협상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스웨덴 외교부가 마련해준 하크홀름순트 콘퍼런스는 스톡홀름 북서쪽 50㎞쯤 떨어진 외딴 휴양시설이다. 고속도로를 나와서도 가로등 하나 없는 산길을 한참 가야 나타나는 곳이다. 스웨덴에서 세 번째로 큰 멜라렌호 안에 있어 외부에서 접근하기 어렵다. 이 시설 홈페이지에는 “비즈니스 리더들이 방해받지 않고 만나 협상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곳이며, 하루에 하나의 예약만 받고 직원들은 엄격한 비밀유지 서약에 따라 근무한다”고 소개돼 있다.

한편 일본 측 북핵 수석대표인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20일 스웨덴을 방문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가나스기 국장은 비건 미 특별대표로부터 북·미 협상 결과를 직접 듣기 위해 이곳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승욱 이상헌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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