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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칸타타] 왜 선한 사람에게만 고난 오나요? “청년의 간절한 질문에 답 찾아주고 싶었어요”

저택을 힐링하우스로 꾸며 ‘치유’ 사역하는 변영인 목사

[우먼 칸타타] 왜 선한 사람에게만 고난 오나요? “청년의 간절한 질문에 답 찾아주고 싶었어요” 기사의 사진
기독교 상담치유학의 권위자 변영인 동서대 교수가 지난 9일 자신이 운영하는 부산 전인가족연구소 부설 힐링하우스에서 하나님 중심의 심리 치유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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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장두영(27·가명)씨는 네 살 딸과 이달 초 부산 여행을 통해 위안을 얻고 믿음이 굳건해졌다. 서울의 한 모자원에 입소한 그는 한창 말이 늘어가는 딸과 손잡고 바닷가에 놀러 가 인증사진을 찍는 것이 소망이었다. 장씨는 모자원 인근 교회 목사의 추천으로 부산 영도구 흰여울문화마을 힐링하우스에 짐을 풀었다.

흰여울문화마을은 부산 남항대교 동쪽 끝과 태종대를 잇는 바닷길에 있다. 수많은 관광객과 지역주민의 산책코스로 인기가 높다. 이 바닷길은 해안 절벽 아래 있다. 절벽 급경사는 다닥다닥 붙은 집들이 자리하고 있어 마치 그리스의 산토리니를 연상케 한다.

흰여울마을 힐링하우스를 가려면 부산역에서 버스를 타고 20여분 가야 닿는다. 그리고 영선아파트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부산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급경사 계단 길을 20m쯤 내려가면 ‘사단법인 전인가족연구소 부설 힐링하우스’이다. 연구소는 가족복지학과 기독교상담심리학 전문가 변영인(70·동서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목사가 30년째 운영하고 있으며 힐링하우스는 2017년 12월 개관했다. 변 목사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을 나와 미국 풀러신대에서 목회상담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강의와 자문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삐 살았어요. KBS ‘아침마당’ 등 방송 매체를 통한 사역 등에 비중을 두곤 했어요. 대중 강연이 많았지요. 교회 부흥회 특강 등 이런저런 강연을 횟수로 꼽자면 2만여회가 되지 싶어요. 하나님이 아니라 제가 스타였던 거 같아요. 사람들은 무언가 공허하다고 외치는데 저는 그들을 향해 호통을 치고 있었던 셈이지요.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니이다’(시 42:1)라고 외치는 이들을 외면한 거죠.”

그는 연구소를 연구와 상담을 위한 공간에서 안식과 상담을 위주로 한 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어느 날 바닷길을 산책하던 연인이 연구소가 예쁘다며 열린 대문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와 사진을 찍더라고요. 연구소 테라스 전망이 정말 좋거든요. 곱게 사랑하는 커플이 자식들 같아 커피를 대접했어요. 한데 교회에서 만났다는 연인은 여자의 지병 때문에 결혼이 쉽지 않았어요. 남자는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었고요. 여자가 제게 물어요. ‘목사님 왜 선한 사람에게만 고난이 오나요’ 라고요.”

돌이켜보니 자신의 삶도 ‘그 아가씨’처럼 그랬다고 느꼈다. 말할 수 없이 가부장적이었던 아버지였고 그로부터 사랑받지 못하는 어머니였다. 어머니는 여섯 형제가 성공하는 것을 인생 최우선 목표로 두고 사셨다. 그중 ‘말괄량이 삐삐’처럼 말대꾸 또박또박하고 ‘칠랄레 팔랄레’인 자신은 엄마의 화풀이 대상이었다. 위축됐고 어디 가나 자신감이 없었다.

“다행히 제가 교회를 다니고 하나님을 의지했어요. 그 하나님께서 어머니의 표현대로 ‘칠랄레 팔랄레’ 기질을 주셨어요. 신앙 안에서 그 기질에 맞게 이끌어준 인생의 멘토들을 만났죠. ‘힐링하우스’를 연 목적은 내가 신앙인 멘토들을 만나 가정복지 사역자가 될 수 있었던 복을 이제 갚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예쁜 연인’은 결혼을 했고 이후 자주 들러 그의 사역을 돕고 있다. 변 목사가 의사 남편과 결혼했으나 신혼 초기 겪었던 적잖은 갈등으로 하나님을 원망했던 이야기와 자녀와의 스킨십 방법 등을 나누며 잘못된 답습을 끊어내고 있다.

힐링하우스는 영화 촬영지로 인기가 높다. 그만큼 전망과 시설이 빼어나다. 구입할 때만 해도 곳곳에 비가 새는 저택이었다. 구조변경 후 1층은 강의동과 카페 힐링하우스, 2층은 연구소와 소그룹실, 3층은 기도실과 15실의 게스트하우스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공간에서 가정폭력, 학교폭력, 성폭력, 이혼 등에 대한 도형 및 미술 상담이 이뤄진다. 기독교인만이 아니라 일반인도 언제든 상담할 수 있다.

미혼모 장씨는 게스트하우스에 이틀을 머물며 안식을 취했다. 모자원을 나가서 어떻게 살아갈지, 아이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남자를 믿어야 할지 등 현실적 고민을 변 목사에게 털어놨다. 적어도 남자의 배신이 있기 전까지 장씨는 활발한 성격이란 걸 알았다. 변 목사는 상담학에 근거하면서도 같은 여자, 어머니의 마음으로 장씨에게 답했다. 변 목사는 장씨에게 창문, 거울, 시계가 없는 라스베이거스의 도박장을 예로 들었다.

“우리 인간은 공평하게 죄 안에서 살아요. 창문 거울 시계가 없는 공간이죠. 물론 사탄의 계략이고요. 하지만 하나님 말씀 붙잡는 순간 영의 세계가 열리는 겁니다. 붙잡고 사는 하나님 일꾼에게 복이 없겠어요. 힐링하우스는 하나님 인성을 심어주는 곳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수십억 주겠다고 탐내는 저택이지만 제겐 사역지일 뿐이에요.”

부산=글·사진 전정희 뉴콘텐츠부장 겸 논설위원 jhje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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