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 바꿔놓은 소비 트렌드, 세컨드 가전이 필수 가전으로 기사의 사진
미세먼지가 소비 트렌드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비수기인 1월에도 공기청정기와 의류건조기 등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세컨드 가전(보조 가전)에서 필수 가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삼한사미’(사흘은 춥고 나흘은 미세먼지가 끼는 날씨)의 시대가 낳은 새 풍경이다.

이마트가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가전제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공기청정기가 매출 8위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위권에 들었다고 22일 밝혔다. 최근 3년간 1월 기준으로 공기청정기가 10위권에 진입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보통 공기청정기 매출은 봄철인 3~5월에 가장 좋다. 이마트는 “지난 12일부터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며 공기청정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0%가량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12일을 시작으로 수도권 초미세먼지(PM2.5 이하) 농도가 2015년 관측 이래 최악의 수준을 기록한 지난 14일의 경우 초미세먼지 최고값이 ㎥당 서울 185㎍, 경기도 248㎍을 기록했다. 초미세먼지 농도는 76㎍ 이상일 때 ‘매우 나쁨’으로 분류된다.

옷에 묻은 미세먼지를 털어내는 데 도움을 주는 의류관리기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7.6% 증가하며 매출 순위 10위에 올랐다. 의류건조기도 35.7% 늘어 6위를 기록했다.

업계는 미세먼지 관련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 사로잡기에 한창이다. 호흡기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성분이 담긴 음료를 내놓거나 미세먼지 세탁 기능이 있는 세제 등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국화와 도라지, 생강, 모과 등을 담은 ‘목단비 국화차’를 지난 17일 출시했다. 국화와 도라지 등은 호흡기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박하와 페퍼민트도 넣어 먼지가 많은 실내외 활동 시 마시면 목이 시원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7월 미세먼지를 95%까지 제거할 수 있는 ‘피지 파워젤’을 출시했다. 같은 해 8월에는 모발 속 미세먼지 세정을 돕는 ‘셀럽 바이 재클린 보타니크 에너지 폼샴푸’를 내놓기도 했다.

앞으로도 미세먼지는 소비 트렌드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미세먼지 관련 90만건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보고서 ‘대한민국 소비경제의 큰손, 미세먼지를 잡아라’를 보면 미세먼지는 의식주부터 자동차·레저·뷰티 등 6개 생활영역에 영향을 줬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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