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군인 27명 쿠데타 기도… 정부군에 진압당해 기사의 사진
복면과 마스크를 쓴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대가 21일(현지시간) 카라카스 인근 코티자에서 경찰의 최루탄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시위대는 이날 새벽 일부 군인들이 벌인 쿠데타를 지지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AP뉴시스
최악의 경제위기와 사회 혼란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이번에는 군인들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쿠데타를 시도했다. 쿠데타는 곧바로 진압됐지만 마두로 행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은 극한으로 커지는 상황이다. 야당은 국민들에게 23일(현지시간)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베네수엘라 국방부는 21일 “극우세력의 불명확한 이해관계에 따라 감행된 반역적 행위가 진압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도 카라카스에서 무기를 탈취한 군인 27명을 체포하고 무기를 전량 회수했으며, 군이 상황을 정상적으로 통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인들은 오전 2시50분쯤 카라카스 빈민가인 페타레 지역 군 초소를 공격해 무기를 탈취하고 장교 2명과 사병 2명을 납치했다. 이들은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에서 1㎞ 떨어진 군 초소까지 접근하다 군에 붙잡혔다.

쿠데타 발생 몇 시간 전 또 다른 군인들이 소셜미디어에 마두로 퇴진을 요구하는 영상을 올렸다. 한 군인은 “베네수엘라 국민은 거리로 나와 우리의 쿠데타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카라카스 시민 일부가 여기에 동조하면서 빈민가를 중심으로 마두로 대통령 퇴진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은 바리케이드를 불태우며 저항하는 시민들에게 최루탄을 발사해 강제 해산시켰다.

쿠데타는 진압됐지만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리는 23일에는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이 주도하는 의회는 마두로 대통령이 지난해 부정선거로 재임에 성공했다고 주장해 왔다. 후안 과이도 의회 의장은 최근 “헌법은 내게 재선거를 주관할 정당성을 부여했다”며 “마두로를 대신해 임시로 대통령직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친정부 성향의 대법원은 이에 맞서 마두로 대통령 재임을 불법으로 규정한 의회 선언에 대해 무효 판결을 하고, 검찰에 의회 지도부의 범죄행위를 수사할 것을 결정했다.

이번 쿠데타는 경제침체와 인도주의 위기를 초래한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저항의 신호를 보여준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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