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에 화학물질 살포… 뿌연하늘 씻어내는 ‘비’ 만든다 기사의 사진
중국과 태국은 이미 황사나 가뭄 등 기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인공강우를 활용하고 있다. 비를 만들어 미세먼지를 물리치는 게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높은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데다 환경조건 등 불확실한 요소가 많아 한국에서 단기간에 이를 실현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공적으로 비를 내리게 하기 위해선 수분 덩어리인 구름과 수분 입자를 응결시키는 ‘구름씨’(응결핵)가 필요하다. 하늘 위에 떠 있는 구름에 요오드화은이나 염화칼슘 같은 ‘씨앗’을 뿌리면 수분 입자들이 물방울로 성장해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지상으로 떨어지는 원리를 이용한다. 구름씨의 역할을 하는 화학물질은 구름이 만들어진 대기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씨앗’을 살포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기상청은 비행기를 구름 안으로 통과시키거나 구름 위에서 화학물질을 떨어뜨리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인공강우 기술의 선두를 달리는 중국은 고사포나 지대공미사일을 주로 이용한다. 포탄 안에 요오드화은 등을 넣고 구름 속으로 쏘아 올려 폭파시키는 방식이다. 중국은 최근 인공지능(AI)과 무인 항공기를 이용한 인공강우 기술까지 확보했다.

한국은 1995년부터 인공강우 연구에 착수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경기도와 국립기상과학원은 2017년부터 인공강우 실험을 시도해 9차례 중 4차례 성공했다. 비의 양은 회당 평균 0.88㎜(시간당 0.04㎜)로 미세먼지를 씻어내기에는 크게 부족했다. 중국은 2016년 12월 인공강우로 한국의 수도권 전체 면적보다 조금 큰 산둥성 허쩌시 전역에 평균 13.5㎜의 비를 내리게 했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인공강우 기술을 단기간에 개발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차주완 국립기상과학원 기상연구관은 “중국은 가뭄 극복을 위해 1958년 연구를 시작해 1990년대에 로켓으로 인공강우를 일으키는 시스템을 개발했고 인공강우를 위한 비행기를 성마다 보유하고 있다”며 “태국도 1955년 가뭄 대책으로 인공강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구름이 존재해야 하는 것도 인공강우에 제약이 된다. 반기성 케이웨더 기후산업연구소장은 “인공강우를 내리려면 구름이 반드시 필요한데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 날은 맑거나 안개 낀 날이 많다”며 “비를 내려서 미세먼지를 저감할 확률은 적다”고 전망했다. 김철희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기온이나 습도 등 불확실성이 많아 한국 상황에 맞는 기초연구가 탄탄해야 한다”며 “아직 실용화까지 갈 길이 멀다. 관련 기술이 발달한 다른 나라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