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비핵화 실질 조치땐 北 인프라에 민간 자본 진출” 기사의 사진
사진=뉴시스
마이크 폼페이오(사진) 미국 국무부 장관은 22일(현지시간) “비핵화 달성을 위한 실질적 조치가 취해지고, 올바른 여건이 조성되면 북한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전기 공급, 인프라 구축 등에 민간 부분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위성 연결로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을 한 뒤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문제에서 지금은 민간 영역이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부가 관여할 요소도 있겠지만, 북한 경제 성장에 필요한 엄청난 민간 부분의 진출(push)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가 달성되면 민간 기업들은 북한에 투자하고 도울 준비가 돼 있다”면서 “민간 영역은 비핵화 합의의 마지막 요소를 채울 중요한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언에 대해 여러 의도가 깔린 다목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선(先) 비핵화, 후(後) 경제지원’이라는 미국의 약속과 수순에 변함이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경제발전이라는 당근으로 비핵화를 유도하겠다는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다보스 포럼에 세계 각국의 기업인·경제인들이 참여한 점을 감안했다는 시각도 있다. 글로벌 기업이나 경제단체들에 비핵화 이후 북한 경제개발에 나서 줄 것을 미리 제안했다는 설명이다. 북한 경제개발에 손을 맞잡아야 할 북한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에 보낸 쌍방향 메시지라는 것이다.

또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로 미국이 민간 투자 카드를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특히 개성공단 재개와 연관시키는 시각이 있다. 북한이 가시적 비핵화 조치를 취할 경우 개성공단에 대해선 대북 제재 예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시나리오다.

폼페이오 장관이 대북 민간투자의 전제조건으로 비핵화 달성을 위한 ‘실질적 조치’와 올바른 여건 조성을 거론한 것과 관련해선 미국이 대북 경제지원 기준을 낮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라 실질적 조치만 취해도 미국이 민간 투자를 허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선 기대감과 긴장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물밑협상에 진전이 있긴 하지만 장기전도 각오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2월 말에 우리는 (비핵화를 향한) 길에서 또 하나의 좋은 이정표(good marker)를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에서 북·미 대화의 진전이 있었고, 스웨덴 실무협상에서도 조금 더(a little bit more)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해야 할 일이 엄청나게 많이 남아 있다”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까지 고비가 적지 않음을 시사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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