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마저 “곤 회장 해임”… 후임에 미쉐린 CEO 유력 기사의 사진
사진=AP뉴시스
세계적인 최고경영자(CEO)로 추앙받던 카를로스 곤(사진)의 시대가 20년 만에 저물게 됐다. 일본 닛산과 미쓰비시자동차에 이어 프랑스 르노자동차까지 소득 축소신고 혐의로 기소된 곤 회장 겸 CEO를 교체하기로 했다.

르노자동차는 24일(현지시간) 이사회를 열고 곤 회장의 후임자 선정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2일 보도했다. 글로벌 타이어업체 미쉐린의 장 도미니크 세나르 CEO가 신임 회장에 오르고, 티에리 볼로레 전 르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CEO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세나르 CEO는 르노의 훌륭한 회장이 될 것”이라고 BFMTV 인터뷰에서 말했다.

닛산과 미쓰비시는 곤 회장이 지난해 11월 소득 축소신고와 회사자금 사적 유용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뒤 그를 즉각 해임했다. 반면 르노는 볼로레 전 COO를 임시 CEO로 임명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최근 곤 회장의 보석 신청이 두 번이나 기각되자 르노는 그가 향후 경영을 책임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르 메르 장관은 “르노는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영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르노의 지분 15.01%를 보유하고 있다. 곤 회장도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에 동의했으며 르노와 사임 조건을 논의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르노의 새로운 수장이 될 세나르는 닛산과의 산적한 갈등을 해결해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 닛산은 그동안 르노가 닛산에 과도한 지배력을 행사한다고 불만을 표명해 왔다. 두 회사는 20년 전 르노가 경영 위기에 빠졌던 닛산을 도와준 것을 계기로 동맹 관계를 맺었다. 닛산의 지분 43.4%를 보유한 르노는 COO 직급 이상의 닛산 경영진을 선임할 수 있다. 닛산은 르노에 대해 의결권 없는 지분 15.0%만 가지고 있다.

곤 회장이 기소된 배경에 르노와 닛산의 경영권을 둘러싼 알력다툼이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그가 프랑스 정부 요구에 따라 두 회사의 합병을 추진하자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 CEO 등이 이를 막기 위해 쿠데타를 벌였다는 것이다. 최근에도 프랑스 정부가 르노와 닛산의 경영 통합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면서 두 회사의 관계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곤 회장은 1999년 파산 위기에 처한 닛산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극적으로 회생시킨 인물이다. 당시 그는 닛산 자산을 과감하게 매각하고, 2만여명의 사원을 감축해 ‘코스트 킬러(cost-killer)’로 불렸다. 이후 그는 닛산, 르노, 미쓰비시에서 잇따라 회장이나 CEO에 오르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하지만 곤 회장이 닛산 이사회 의견을 무시하고 르노와의 무리한 합병을 추진하는 등 권한을 남용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해 11월 그는 2010~2018년 닛산에서 받은 보수 8000억 달러(약 905억원)를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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