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 설립 허가 과정도 미심쩍다 기사의 사진
사진=뉴시스
손혜원 의원이 설립하고 남편인 정건해씨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의 설립 허가 과정에 관례와 다른 점이 발견돼 문화체육관광부의 비호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문체부의 비영리법인 현황에 따르면 재단법인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은 2014년 9월 문체부로부터 설립 허가를 받았다. 기본재산(출연금)은 3000만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민간이 재단법인을 설립할 때 허가 주체는 중앙 부처가 아닌 지방자치단체다. 공익법인이거나 재단 지부가 3개 시·도에 걸쳐 있는 경우 등의 예외가 있지만,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은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문체부 관계자는 “유명작가 이름을 딴 지방문화재단도 문체부가 설립을 허가하는 등 전혀 선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재단법인은 출연금 기준이 없고 사단법인에 비해 허가가 까다롭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분야에 정통한 회계사 A씨는 “재단은 출연금 규모가 중요하다. 공무원의 재량이기는 하지만 출연금이 최소 10억원이 넘어야 한다. 은행이자 등 수익을 통해 재단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출연금이 그 이하이면 퇴짜를 맞는 게 일반적”이라며 “그래서 재단법인의 출연금은 대개 수십억원”이라고 설명했다. 10억원이라 해도 은행이자 수익(연 2%)은 연간 2000만원으로 인건비도 충당하기 어렵다.

문체부로부터 같은 3000만원의 출연금으로 설립 허가를 받은 지방의 B문화재단 관계자는 “출연금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 추가로 소장품 10억원을 출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은 수십억원에 달하는 나전칠기 컬렉션을 보유하고도 소장품을 출연하지 않았다. 이는 컬렉션 처분 시 주무 관청의 사전허가를 받아야 하는 불편이 따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화계 인사인 C씨는 “문체부가 설립 허가 주체가 된 것도 이례적인데다 출연금도 턱없이 낮아 의아하다. 문체부의 특혜가 있었던 것 같다”고 의심했다.

D화랑 대표는 “손 의원이 문체부를 움직이는 힘이 대단해 보였다”고 했다. 한 예가 ‘밀라노 디자인위크’다. 문체부는 2013·2014년 이탈리아 밀라노 디자인위크 중에 열린 한국관 행사 예술감독으로 손 의원을 선임했고, 손 의원은 ‘한국공예의 법고창신(法古創新)’을 기획했다.

손 의원은 당시 이 전시를 담당한 문체부의 E과장과 막역한 사이로 전해진다. E과장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KCDF)에 밀라노 전시와 관련한 예산 지원을 갑자기 요구해 KCDF에 초비상이 걸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손 의원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손영옥 미술·문화재전문기자 yosoh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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