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건강] 매끼니 적게 먹고 간식은 멀리… 운동은 꾸준히 하라 기사의 사진
은퇴 뒤 자영업을 시작한 김명수씨가 지난 24일 서울 시내 한 피트니스센터에서 러닝머신을 이용해 달리기를 하고 있다. 김씨는 15년 전부터 빠르게 걷기, 수영 등 운동을 꾸준히 하며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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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 시도 3분의 1은 실패, 성공해도 1년 뒤 요요현상
간헐적 운동 안하니만 못해
겉은 날씬한데 체내지방 많은 ‘마른 비만’ 과체중보다 더 위험


최근 은퇴 후 자영업을 시작한 김명수(57)씨는 직장을 다니던 15년 전부터 마라톤과 수영, 사이클 등 철인3종 경기를 해 온 운동 마니아다. 그때 당시 업무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로 체중이 72㎏까지 불어났고 늘 피로한 느낌이 들어 운동을 하기로 결심했다. 또 하루 3끼를 빼먹지 않고, 매 끼니는 3분의 2가량만 먹는 습관을 들였다. 흰쌀밥이나 밀가루 음식은 되도록 적게 먹고 대신 생선이나 두부, 흰살코기 위주 식사를 했다. 그 덕분에 65㎏으로 체중을 감량했고 지금까지 그 몸무게를 유지하고 있다. 김씨의 현재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는 22.0으로 정상 기준(18.5~22.9)에 해당된다. 과거엔 BMI 24.3으로 비만 전 단계(과체중)였다. 65㎏이 그에게 ‘적정 체중’이란 얘기다. 김씨는 “지금도 소식하는 습관을 지키고 매일 1시간씩 빠르게 걷기와 수영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며 건강 유지 비결을 말했다.

단시간 살빼기 부작용 우려

연초만 되면 많은 사람들이 살을 빼겠다고 매번 결심한다. 하지만 김씨처럼 실제 체중 감량에 성공해 계속 유지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적절한 체중을 지키지 못하고 비만할수록 고혈압, 심장질환, 뇌졸중, 당뇨병, 각종 암 등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가 쉽지 않고 상당수는 섣부르고 잘못된 방법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엔 특히 나이 불문하고 체중 조절의 목적을 건강 위험성을 줄이기 보다 미용이나 몸매 관리에 두는 추세로 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짧은 시간에 큰 효과를 보기 원하고 자연스런 방법보다는 무리한 다이어트나 효과가 검증되지 않는 방법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경우 대부분 비용이 많이 드는 반면 부작용이 많거나 효과가 오래 가지 않아 결과적으로 안 하니만 못한 상황에 처하기 십상이다. 빠진 살이 다시 찌는 ‘요요현상’도 그래서 생기고 결국 더 나빠지기도 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비만 치료 프로그램의 중도 탈락률은 평균 3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명 가운데 1명꼴은 원하는 다이어트에 실패한다는 얘기다. 더욱이 주목할 점은 체중 감량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약 3분의 1은 1년 안에, 나머지는 3~5년 이내에 원래 체중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맞춤사업팀 김동진 선임전문원은 28일 “중도 포기의 가장 큰 이유는 의지 부족이고 중간에 체중이 줄지 않거나 건강해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아 다이어트 효과에 반신반의하는 것도 한몫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래서 ‘중간 피드백’이 매우 중요한데, 프로그램 관리자가 수시로 체중이나 체지방율 등 수치의 변화를 측정해 얼마나 효과적인지,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를 체크하고 제시해 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적정 체중 유지자의 행동 전략을 적극 벤치마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외국 연구에 의하면 체중 유지자들은 의사나 영양사의 도움을 받거나 살빼기 교실을 통한 ‘전략적 패키지’를 활용하기 보단 그들 스스로의 생활에서 적합한 방식을 찾았다. 다시말해 적게 먹고 간식 안 먹기, 야채와 과일 많이 먹기, 양질의 단백질 섭취 등 일상에서 스스로 규칙 아닌 규칙을 정해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국내에서 24명의 20대 여성 체중 유지자들의 식습관을 관찰한 연구에서는 그들의 3끼 식사량이 매번 절반에 못 미쳤고 간식은 거의 먹지 않거나 조금 먹는 정도로 확인됐다.

강북삼성병원 코호트연구소 장유수 교수는 “하루 500㎉ 정도를 적게 먹는게 좋은데, 밥 한공기가 300㎉이니 매 끼니마다 절반씩(150㎉) 먹으면 되는 양”이라면서 “같은 탄수화물이라도 흰쌀밥 보다는 포만감이 긴 현미밥이 권장된다”고 말했다.

체중 유지를 위해 운동은 필수다. 그러나 하다가 중단하거나 불규칙하게 하는 것은 시작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는 연구보고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평소 운동을 안했을 때 보다 운동을 중도에 그만뒀을 때 체중이 훨씬 더 많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로렌스버클리연구소의 폴 박사는 관련 연구에서 “날씬한 몸매와 적정 체중을 유지하려면 연중 꾸준히 운동을 해야지 불규칙한 운동 습관을 갖거나 계절에 따라 운동을 쉬면 안된다”고 말했다. 특히 체중 감소를 목적으로 하는 운동이라면 불규칙적으로, 간헐적으로 했을 땐 운동 효과가 없다고 단언한다.

폴 박사는 “살이 찌고 몸무게가 불어나는 이유는 운동을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충분하고도 지속적으로 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운동을 한번 시작하면 어떤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해야 한다. 운동을 쉬면 이를 만회하기 위해 쉰 만큼 10배나 많은 땀을 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운동은 체지방 연소가 일어나도록 숨이 가쁘거나 땀이 날 정도로 최소 30분 이상 해 줘야 한다. 운동을 하는 데도 체중이 줄지 않는 것은 운동의 강도가 약하기 때문이다. 빠르게 걷기나 러닝머신, 파워워킹, 자전거타기, 가벼운 조깅,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이 좋다.

김동진 선임전문원은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미국스포츠의학회에서 1주일에 3일씩 운동하라고 했지만 최근엔 주 5일 이상 운동을 권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히 1주일에 2번은 근육을 키우는 근력 운동을 꼭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상체 근력은 푸시업, 하체 근력은 스태퍼를 활용하거나 까치발로 서서 아래·위로 움직이기 등이 도움된다.

건강한 비만은 없다

근래 적당히 뚱둥해야 건강에 좋다거나 오래 산다는 이른바 ‘비만의 역설’ 연구가 드물지 않게 나오고 있다. 비만하더라도 혈당 혈압 혈중콜레스테롤 등 대사 지표가 정상이면 심혈관질환 발생이나 사망 위험이 정상 체중인 사람과 같아 체중 감량이 필요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장유수 교수는 “소위 비만의 역설 연구들을 보면 건강한 일반인 보다는 노인이나 콩팥질환자, 심혈관질환자 등 특정 대상군에 한정된 것으로 비만이 일종의 ‘보호 효과’를 낸다는 것”이라면서 “건강한 사람에게 일반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건강한 비만’은 없다는 얘기다.

최근엔 저체중(BMI 18.5 미만)이 오히려 비만보다 더 위험하다는 연구결과도 일부 나오고 있다. 이 역시 적정 체중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고 해서 건강을 자부해선 안된다. 겉으로는 날씬해 보이지만 체내지방이 많이 쌓인 ‘마른 비만’ 상태일 수 있어서다.

강북삼성병원 박용우 종합검진센터 교수는 “BMI의 경우 키와 체중으로 비만의 기준을 정하다 보니 지방보다 근육이 많은 보디빌딩 선수가 비만 판정을 받는가 하면, 거꾸로 지방은 많은데 근육이 줄어있는 사람은 실제 체지방이 많음에도 정상 판정을 받기도 한다”면서 “이런 경우가 ‘마른 비만’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팔다리 근육이 늘어져 있으면서 복부에 지방이 집중돼 있는 ‘거미형 체형’ ‘올챙이 몸매’가 많다.

마른 비만은 BMI가 아니라 별도의 체지방률을 측정해야 한다. 보건소나 병원, 헬스장 등에서 생체전기저항분석(인바디)을 이용해 파악할 수 있다. BMI가 정상이라도 체지방률이 남성은 25%, 여성은 30%를 넘으면 마른 비만으로 판단된다.

박 교수는 “자신의 기초대사량 보다 낮은 저칼로리 다이어트를 반복하거나 끼니를 거르고 몰아먹는 불규칙한 식습관, 운동 부족, 단백질 섭취 없이 너무 과일과 채소로만 이루어진 식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마른 비만이 많다”고 했다.

문제는 마른 비만이 과체중 비만 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마른 비만인 사람의 대다수는 내장지방(뱃살)이 과다하게 쌓여 혈중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인슐린저항성 수치를 높인다. 마른 비만에 해당되는 성인은 고혈압, 고지혈증 등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체지방률이 정상인 사람보다 4배나 높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박 교수는 “따라서 적정 체중 뿐 아니라 체지방률, 허리둘레, 근육량도 수시로 점검하며 올바른 생활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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