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불모지 마산行이 주님 뜻인지 묻고 또 물어

이종승 목사의 ‘교회개척, 하나님의 축복’ ②

영적 불모지 마산行이 주님 뜻인지 묻고 또 물어 기사의 사진
이종승 창원 임마누엘교회 목사(앞줄 왼쪽 세 번째)가 1987년 예배당에 입당하기 전 경남 마산 자택에서 예배를 드린 뒤 가족 및 지인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마산 도심엔 사찰이 많았다. 젊은 여인들은 절간에서 입는 회색 옷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대문 앞에는 재수가 좋아지라고 소금을 무더기로 뿌려 놨다. 자동차마다 염주를 달고 다녔다. 서울에선 상상도 못 할 광경이었다. 교회와 사찰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마치 전봇대에 붙어있는 매미처럼 교회가 왜소하고 초라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사도행전 17장에 사도바울이 아덴(아테네)에 가서 수많은 우상을 보고 분해서 견딜 수 없었던 것처럼 나도 마산을 둘러보며 가슴 밑바닥부터 분한 마음이 솟아올라 왔다. 2박 3일 동안 마산을 둘러보고 올라와 곧바로 안양 갈멜산기도원으로 들어갔다. 3일 동안 물도 먹지 않고 단식기도를 했다. “주님, 마산이 정말 제가 내려갈 곳입니까.” 영적 불모지인 마산이 내가 갈 곳인지 하나님께 묻고 또 물었다.

그러자 성령께서 황폐한 영적 불모지인 마산이 갈 곳이라는 뜨거운 감동을 주셨다.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펼쳐놨던 찬송가가 다 젖을 정도였다. 주님의 뜻을 확실하게 깨달았으니 지체 없이 순종하기로 했다. 우선 내가 살고 있던 집부터 팔았다. 계약금을 받고 잔금은 1년 뒤 받기로 하고 1986년 12월 30일 아내와 네 딸을 데리고 연고 하나 없는 마산으로 내려갔다.

막상 마산에 내려왔는데 누구 하나 교회 개척에 도움을 준다는 사람이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개척자금이 소진됐다. 무엇보다 외로워서 견딜 수 없었다. 길을 걸어가도 아는 사람 하나 없었다. 경상도의 억센 사투리는 알아듣기도 힘들었다.

교회개척지를 마련하기 전 가정에서 예배상을 펴놓고 가족끼리 주일과 수요일 예배를 드렸다. 예배를 시작하기만 하면 눈물이 쏟아졌다. 내가 울면 아내도 울고 어린 네 딸도 따라 울었다. 예배가 아니라 눈물바다였다.

‘하나님께서 마산으로 가라고 하셨으면 길을 열어주실 것인데, 왜 아직 길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 그렇게 힘들고 어려운 5개월을 보내고 있었다. “내가 너와 함께하는데 왜 그렇게 울면서 약한 모습을 보이느냐.” 예배를 드리는데 주님의 강한 책망이 느껴졌다. ‘그렇다. 이 세상에 50억명이 나와 함께한다고 해도 주님이 함께하시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모든 사람이 나와 함께하지 않아도 주님만 함께하시면 되는 것 아닌가.’

나의 약한 모습을 회개하고 다시는 사람이나 현실을 보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오직 동행하시는 주님만 의지하고 살겠노라고 다짐하며 교회명을 ‘임마누엘교회’로 정했다. 본격적으로 교회개척지를 찾기 시작했다.

마산에 내려온 지 5개월 만에 마산 합성동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 적당한 건물을 찾았다. 부도가 나 완공을 못한 허름한 빌딩이었다.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23만원을 내기로 했다. 2층 198㎡(약 60평)를 임차해 합판과 스티로폼으로 벽을 세워서 방을 만들었다. 그리고 1987년 6월 7일 첫 예배를 드렸다.

보증금과 벽 설치에 돈을 내니 수중에 돈이 없었다. 고민 끝에 부산 신우성구사를 찾아가 3개월 후 갚기로 하고 강대상과 강단의자 3개를 외상으로 가져왔다. 피아노 커튼 휘장 간판 의자 앰프 마이크 종탑은 없었다. 맨바닥에 비닐 돗자리 2장을 깔고 아내와 네 딸을 앉혀놓고 첫 예배를 드렸다.

선교후원금 보내주는 곳 하나 없었다. 그렇게 교회를 개척했으니 우리 가족은 정말 목숨을 걸고 날마다 기도하며 전도할 수밖에 없었다. 아내와 나는 오전 10시만 되면 전도지를 들고 노방전도와 축호전도에 나섰다. 학교에 다니는 세 아이는 학교에서 친구들을 전도했다. 그런데 지역 사람들이 얼마나 마음이 강퍅하지 도무지 복음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전도지를 주려고 하면 무슨 뱀이나 벌레를 보는 것처럼 전도지에 손도 대지 않고 우리를 피해 다녔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축호전도였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