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배병우] 프랑스의 GAFA稅 도입 기사의 사진
글로벌 디지털 기업에 대한 과세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 유럽이다. 특히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글로벌 IT 공룡에 대한 공세를 주도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매출은 자국에서 올리면서도 본사는 유럽에서 법인세율이 가장 낮은 아일랜드 등에 둬 사실상의 탈세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5일(현지시간) 피가로와 렉스프레스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해 12월 프랑스 정부와 맺은 합의에서 지난 10년간 체납한 세금을 5억 유로(6400억원)로 확정하고 이를 납부하기로 했다. 애플이 프랑스에서 거둔 이익에 대해 세율이 낮은 아일랜드를 경유해 과세를 피했다는 프랑스 정부의 압박에 결국 백기를 든 것이다.

프랑스는 이와 별도로 디지털세(稅)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이 법의 주요 타깃은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으로, 이들 기업의 이름 앞글자를 따 ‘GAFA세’로 불린다. 프랑스 정부는 전 세계에서 연 매출이 7억5000만 유로 이상이거나 프랑스에서 2500만 유로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인터넷 기업에 대해 연 매출 최대 5%만큼 과세한다는 계획이다. 브루노 르 마리 프랑스 재무장관은 정부안을 이달 안으로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며 의회에서 의결되면 법은 올해 1월분부터 소급 적용된다고 밝혔다. 디지털세는 법인세처럼 이익에 과세하는 게 아니라 매출에 과세한다. 그래서 그 액수가 만만치 않다. 회사 법인이 어디 있는지가 아니라 그들의 상품을 소비하는 소비자가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세금을 부과한다.

프랑스가 독자적으로 GAFA세 부과로 돌아선 데는 유럽연합(EU) 차원의 디지털세 도입이 아일랜드 등의 반대로 지난해 실패한 때문이다. 아울러 ‘노란조끼’ 시위로 유류세 인상이 좌절되면서 추가 세원 발굴이 절실한 상황도 작용했다.

한국도 글로벌 IT 공룡에 대한 과세 문제가 본격 논의되고 있다. 지난해 말 부가가치세법 일부 개정안 통과로 해외 디지털 기업이 컴퓨터·스마트폰 등으로 제공하는 동영상과 인터넷 광고 등에 대해 오는 7월부터 부가가치세는 부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유럽처럼 매출액에 과세하는 디지털세 도입에 대해서는 네이버 등 국내 기업을 역차별하거나 해외 진출 한류 콘텐츠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회의론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해외 IT 공룡에 대한 법인세 부과에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배병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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