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진전이냐, 다시 질곡이냐’ 분수령 맞는 미·중 무역분쟁 기사의 사진
한국의 경제성장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대외 변수인 미·중 무역분쟁은 과연 잦아드는 것일까. 미·중 양국은 지난달 30~31일 미국 워싱턴에서 장관급 무역협상을 가졌지만 구체적 타결에는 이르지 못했다. 하지만 이달 중 장관급 추가 협상과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3월부터 관세와 보복관세를 주고받던 데 비춰 보면 양국의 태도는 어느 정도 누그러져 있다. 지난해 12월 ‘일시 휴전’이 선언된 뒤 또다시 정상회담을 갖기로 한 점은 협상이 진전됐다는 해석을 낳기도 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전달한 류허 부총리는 “솔직하고 구체적이며 건설적인 협상이었다” “단계적으로 큰 진전”이라고 자평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의 평가도 협상 진전에 무게를 싣는 편이다. 무역분쟁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는 증권사도 있다. 그간 미·중 무역분쟁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확대하며 달러 등 안전자산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렸던 것을 감안하면 정반대 분위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무역협상을 통해 관세 분야에서는 일정 정도 타결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은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라고 인식하고 있고, 이는 적극적인 협상 태도를 낳았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말 셧다운 조치 등과 맞물려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졌는데, 중국과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으면 좋을 게 없다. 중국도 발등에 불이 떨어져 있다.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 등은 “중국의 성장 둔화 정도가 2015~2016년 수준에 근접하고 있는데도 아직 부양 규모가 크게 미흡하다”고 평가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지식재산권과 기술 이전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양국의 마찰이 지속될 가능성이 여전하다. 추가 협상이 시사됐지만 그렇다고 최종 시한이 뒤로 밀린 것도 아니다. 국제금융센터는 “대타협이 쉽지 않은 만큼 갈등이 고착화할 전망”이라고도 짚었다.

자존심도 문제다. 훌쩍 성장한 중국과 위기를 느끼는 미국 간의 싸움은 ‘새로운 냉전(new cold war)’이라고 불리고 있다. 미국은 경제를 넘어 남중국해 문제와 같은 외교·안보적 측면에서도 광범위한 압박을 가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은행(WB) 차기 총재 후보로 대중 강경파인 데이비드 맬패스 재무부 차관을 지명한 점도 시사적이다. 맬패스 차관은 평소 세계은행의 중국 차관 제공 중단을 주장해 왔다.

국내 경제 전문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이다. 가슴 졸이며 무역협상의 타결을 기다리는 시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 국가 안보를 둘러싼 갈등 등을 고려해 볼 때 단기간에 양측이 포괄적 관세 인하에 합의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미·중 무역 협상의 난항이 지속되면 중국 대외 무역이 단기간에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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