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증시는 안 쉬고 열었는데 배당금 왜 바로 안 주나” 기사의 사진
“미국 주식시장은 열렸는데 왜 배당금을 안 줍니까?”

지난해 해외 주식에 투자한 직장인 한모(33)씨는 설 연휴인 지난 4일 미국 통신기업 AT&T의 배당금 입금 소식을 기다렸다. AT&T의 배당금 지급일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일. 주말이 지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입금을 기다렸지만 한씨가 거래하는 국내 증권사는 감감무소식이었다. 결국 그는 설 연휴가 끝난 7일 오후 약 200달러(22만원)의 배당금이 들어왔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한씨는 “미국에서는 일주일 전에 배당금이 지급됐는데 국내 증권사는 이 돈을 연휴 내내 묵혀뒀다”며 “거액의 배당을 받는 투자자라면 배당금을 재투자해 수익을 늘릴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해외 기업의 배당금 지급일과 국내 증시 연휴 기간이 겹치는 사례가 벌어지고 있다. 해외 기업들이 현지 영업일에 맞춰 배당금 지급일을 정하기 때문이다. 연휴와 시차가 겹쳐지면 국내 투자자는 한씨처럼 일주일가량 배당금을 못 받을 수도 있다. 미국 기업은 국내 기업들과 달리 분기나 월마다 배당을 주는 기업들이 많다. 한 개인 투자자는 “설 연휴에도 주식담보대출 이자는 받아가면서 해외 배당금 지급 지연은 제대로 된 공지도 없다”고 토로했다.

해외 배당금은 어떤 절차로 지급될까. 외국기업이 배당한 금액도 현지 보관기관을 거쳐 한국예탁결제원으로 들어온다. 예탁원이 국내 증권사들에 배당금을 나눠주면 증권사 직원이 이를 개별 고객에게 송금하는 방식이다. 연휴 기간에 배당금을 지급하려면 예탁원 직원과 증권사 직원이 모두 출근해야 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직원 한 명이 출근해 처리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라서 (연휴나 휴일) 익영업일에 지급하고 있다”며 “증권사가 예탁원에 있는 고객 배당금으로 이자 수익을 얻는 일은 당연히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투자는 날로 늘고 있다. 지난달 예탁원을 거쳐 외화주식을 결제한 금액은 총 22억8530만 달러(약 2조5000억원)로 전월(22억1140만 달러) 대비 3.2% 늘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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