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청자 폭증… SKB 이어 KT도 해외망 증설 기사의 사진
사진=AP뉴시스
미국 유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업체 넷플릭스의 데이터 이용량이 폭증하면서 국내 유선 통신사들이 잇따라 해외 통신망 증설에 나서고 있다. 통신사들은 당초 해외망 증설보다는 해외 인터넷 업체가 국내 캐시서버 및 전용회선을 구축하고 이에 대한 망 사용료를 내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가입자 항의 및 이탈 우려, 해외 인터넷 업체와 경쟁 통신사의 독점계약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KT는 7일 “최근 넷플릭스의 데이터 이용량 등의 증가로 2월 중 해외망을 증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국내 넷플릭스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KT의 데이터 전송 속도가 떨어지자 KT가 ‘데이터 통로’를 넓히기로 한 것이다. 지난달 SK브로드밴드도 넷플릭스 데이터 폭증 영향으로 해외망 회선의 용량을 기존 50Gbps(초당기가비트)에서 100Gbps로 2배 증설했다.

넷플릭스는 구글, 페이스북과 함께 국내 통신망에 데이터 과부하를 일으키는 주범이다. 세 회사의 국내 데이터 전송량 점유율은 50% 안팎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동영상 화질이 좋아지고 가입자가 늘어나면 데이터 전송량도 급증할 전망이다. 애플리케이션(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넷플릭스 앱 이용자는 지난해 1월 34만명에서 12월 127만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통신사들은 데이터 과부하의 해법으로 해외 인터넷 업체의 국내 캐시서버 구축 및 망 사용료 지급을 제안해 왔다. 캐시서버 구축은 데이터 과부하 해소뿐만 아니라 부가 효과도 크다. 해외 서버 및 해외망을 이용할 때보다 인터넷 업체의 서비스 속도가 빨라지는 데다 통신사들이 값비싼 해외망을 증설할 필요도 없어진다. 이 때문에 고화질 영상처럼 데이터 소모량이 많은 서비스를 운영하는 국내외 인터넷 기업들이 필수 인프라로 채택해 왔다.

하지만 망 사용료를 지급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인터넷 업체 간 의견이 엇갈린다. 구글과 넷플릭스는 캐시서버를 두더라도 비용은 통신사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속도 등 인터넷 품질을 유지하는 건 가입자로부터 이용료를 받는 통신업체의 의무라는 것이다. 반면 페이스북과 국내 주요 인터넷 업체들은 데이터 과부하에 일정 부분 책임을 지고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다.

통신사들은 구글과 넷플릭스에도 적정 수준의 망 사용료를 받아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인기 인터넷 기업이 ‘캐시서버를 안 둬도 우리는 손해 볼 게 없다’는 식으로 나오면 통신사들이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당장 캐시서버를 구축하지 않아 서비스 속도가 느려지면 가입자들의 불평과 이탈 문제를 겪는 건 통신사다. 여기에 넷플릭스와 LG유플러스 간 독점계약처럼 어느 한 통신사가 사실상 무상으로 해외 인터넷기업에 캐시서버를 구축해 줄 경우 경쟁 통신사들이 망 사용료를 받기는 더욱 불리해진다.

KT와 SK브로드밴드는 올 3~4분기 넷플릭스와 LG유플러스의 독점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넷플릭스와 망 사용료 협상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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