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멕시코(411만대)보다 뒤처지는 402만9000대에 머물렀다. 전년보다 2.1% 줄어들어 3년 연속 감소했다. 생산량이 2년 새 20만대가량 줄어든 것이다. 세계 자동차 생산량 순위는 2016년 인도에 5위 자리를 내어준 지 2년 만에 다시 한 단계 하락하며 7위로 밀려났다.

한국 제조업 핵심인 자동차산업의 위기를 다시 확인시켜주는 통계다. 차산업 부진의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대립적 노사관계와 이로 인한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를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자동차 5사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중(12.3%)은 일본 도요타(5.8%)의 두 배를 넘는다. 한국자동차협회는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가 고착화됨에 따라 생산경쟁력이 상실됐다”며 “반면 인도와 멕시코는 임금 수준 대비 높은 생산성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전투적 노조 행동주의로 인한 리스크는 더욱 커지고 있다. 발등의 불은 르노삼성이다.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르노삼성은 본사로부터 파업을 멈추지 않을 경우 오는 9월 위탁생산 계약이 끝나는 ‘닛산 로그’의 후속 물량 배정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경고를 받았다. 로스 모저스 르노그룹 제조총괄 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보낸 영상메시지를 통해서다. 로그의 생산 비중은 부산공장의 절반쯤 된다. 우려가 현실화하면 공장 가동률이 50% 안팎으로 떨어지고 그만큼 일자리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단순한 압박이나 엄포가 아닌 것이 부산공장 생산직 근로자 평균 연봉은 8000만원(2017년)에 육박해 이미 일본 공장보다 20% 높다고 한다. 르노그룹 본사 입장에서 일본 공장 생산 물량을 늘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르노삼성은 2015~2017년 3년간 파업 없이 임금협상을 끝내며 ‘노사 화합의 모범생’으로 불렸지만 지난해 민주노총 지회를 설립한 강성 노조위원장이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예상대로 르노삼성 노조는 모저스 부회장의 메시지에 전면파업을 불사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르노삼성이 제2의 GM 군산공장이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르노삼성 노조가 엄중한 현실을 직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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