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군절 공연 보고 엄지척… 김정은, 하노이行 앞두고 軍 달래기 기사의 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1주년 건군절(인민군 창설 기념일)인 지난 8일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별관에서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공훈국가합창단의 건군절 경축 공연을 관람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1주년 건군절(인민군 창설 기념일)인 지난 8일 인민무력성(국방부에 해당)을 찾아 핵무기에 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으면서 군의 경제건설 참여를 강조했다. 오는 27~28일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군사강국이 아닌 경제강국 건설이 북한의 목표임을 다시 한번 국제사회에 알린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인민무력성을 방문한 자리에서 “인민군대는 당이 부르는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전구마다 인민군대 특유의 투쟁 본때와 창조 본때를 높이 발휘함으로써 국가경제발전 5개년 수행의 관건적 해인 올해 인민군대가 한몫 단단히 해야 한다”고 연설했다고 조선중앙통신 등이 9일 전했다.

김 위원장은 또 “전국에 당의 유일적 영군체계를 더욱 철저히 세우는 것은 조국과 혁명, 인민의 운명과 관련된 중차대한 사업”이라며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말살하려는 적대세력들의 온갖 책동을 무자비하게 짓부숴 버려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본격적인 경제개방 추진에 앞서 군에 대한 노동당의 영도와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핵무력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국방력 증강 언급도 원론적 수준에 머물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베트남 담판’을 앞두고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아울러 북한의 경제 발전을 위해 미국이 2차 정상회담 때 제재 해제 문제에서 더 많이 양보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10일 “김 위원장 집권 이후 북한군의 경제분야 참여는 계속 진행됐던 일”이라며 “김 위원장의 이번 언급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경제발전이 북한의 목표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 대북 소식통은 “지난해 4월 핵·경제 병진 노선을 포기한 이후 북한 내부에서는 장기적인 군축 방안을 고민해 왔다”며 “군에 속한 많은 인력을 경제·산업 현장으로 재배치하려는 포석으로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인민무력성 방문 후 노동당 청사에서 열린 축하공연과 연회에 참석했다. 올해는 건군절 71주년으로 ‘꺾어지는 해’가 아님에도 이례적으로 공연과 연회를 개최한 것이다. 이를 두고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속도가 붙자 불안해하는 군부를 다독이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축하공연을 관람하면서 수차례나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만면에 웃음을 지었다. 자신이 악보에 친필 서명을 했던 노래 ‘우리의 국기’를 합창단이 부르자 다시 한번 불러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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