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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 잃은 블리자드… 게임 개발보다 돈벌이 치중

창립멤버 이탈… 주가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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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등의 라인업으로 독보적인 게임 팬덤을 유지해온 블리자드가 휘청거리고 있다. 게임을 직접 개발하던 기존 노선에서 퍼블리싱 내지는 지식재산권(IP) 판매 등으로 방향을 선회하며 ‘초심을 잃었다’는 냉담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도 ‘골수 팬’을 잃은 블리자드에 더 이상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매출지표는 비교적 양호했다. 2018년 3분기까지 총 매출액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51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 같은 호실적은 북미에서 진행 중인 e스포츠대회 ‘오버워치 리그’의 성공적 정착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초 미국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모멘텀도 급속히 축소됐다. 핵심 투자자들이 돌아서기 시작했고, 상반기 견조한 상승세가 무색하게 연말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주가는 추락했다. 나스닥에 상장된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지난해 1월 2일 64.31달러로 출발해 연중 84.67달러까지 치솟으며 신고가를 경신했으나 마지막 날 종가는 46.57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고점 대비 시가총액 45%가 증발하고, 연초 대비 28%가 하락한 셈이다.

블리자드의 하락세는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데스티니’의 퍼블리싱 권한을 개발사인 ‘번지’에 양도한 가운데 인종차별 논란까지 불거지며 주가는 급락했다. 지난 6일에는 미 주요 게임사들이 실적 부진 우려로 동반 하락하며 액티비전 블리자드 주가는 10% 폭락했다. 2017년 2월 이후 2년 만의 최저가다.

이 같은 하향세는 게임 개발보다 경영 개선을 우선시하는 모회사의 행보와 무관하지 않다. 퍼블리싱 및 IP 장사에 중점을 둔 방식이 지속되며 게임 개발에 뜻을 두었던 블리자드 창립 멤버들이 대거 이탈하기 시작했다. 국내 게임 팬들에게 ‘마사장’으로 잘 알려진 마이크 모하임(사진)은 계약 만료로 오는 4월 7일 회사를 떠나야 한다.

구심점을 잃은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소위 ‘돈이 되는’ 전략을 노골적으로 펴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블리즈컨 2018’에서는 블리자드 유명 RPG 게임 ‘디아블로’의 차기작을 중국 게임사와 합작해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넘버링 차기작을 기대했던 팬들이 크게 실망하며 주가는 연중 처음으로 50달러 선이 붕괴됐다. 이후에는 블리자드 IP를 한 데 모은 대전 게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e스포츠대회가 실적 부진으로 급작스레 셔터를 내리기도 했다. 차기 시즌 준비를 위해 연습에 매진하던 선수들은 졸지에 일자리를 잃는 신세가 됐다.

이다니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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